축제의 음악과 웃음소리가 거리를 가득 채우는 어느 먼 나라에, 대대로 가면을 만들어 온 장인 가문의 소년 토마스가 살고 있었습니다. 토마스 아버지의 공방은 왕국 안팎으로 명성이 자자했고, 먼 바닷가의 상인들은 거친 풍랑도 마다하지 않고 그의 작품을 주문하러 찾아왔지요. 아버지가 만드는 가면은 단순한 공예품이 아니었습니다. 나무에 이야기를 새기고 꿈을 색칠한 작품이었고, 그 생생함에 사람들은 가면에서 영혼이 춤추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답니다.
토마스의 어머니는 세상을 떠나기 전, 종종 그에게 돌아가신 선왕의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습니다. 지혜롭고 공정했던 왕의 이야기를요. "선왕님은 말씀하셨단다. 진정한 정의란 비단옷을 입었든 넝마를 걸쳤든, 모든 이를 평등하게 대하는 것이라고." 어머니가 떠난 후에도, 이 이야기는 토마스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재혼하고 병석에 눕게 되면서 모든 게 변했습니다. 새어머니는 토마스가 좋은 도구와 재료를 쓰지 못하게 막았고, 의붓형제 펠릭스는 자신이 가문의 예술적 재능을 물려받았다며 공방을 차지했지요. 아버지마저 돌아가시자 토마스의 삶은 더욱 힘들어졌습니다.
"공방이 또 더럽구나." 새어머니는 토마스가 방금 쓸어놓은 바닥에 나무 부스러기를 흩뿌리며 날카롭게 말했습니다. "저녁 전까지 시장 심부름도 다 해놓아야 해." 그녀는 토마스를 해 질 무렵마다 시장 구석구석으로 보냈어요. 그때쯤이면 가게들이 문을 닫는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말이죠. 그래서 펠릭스가 구운 고기와 달콤한 과자를 먹는 동안, 토마스는 남은 빵과 치즈로 끼니를 때워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처지에서도 토마스는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초라한 식사를 배고픈 동물들과 나눴지요. 공방 지붕에 둥지를 튼 비둘기들에게는 곡식을, 벽 속의 쥐들에게는 치즈를, 그리고 늘 곁을 지켜주는 충직한 늙은 개에게는 음식 부스러기를 주었습니다. 먹을 것이 부족할 때조차 마구간의 늙은 말을 위해 설탕 조각을 아껴두었고, 폭풍우 치는 밤이면 비를 무릅쓰고 비둘기 둥지를 수리해 주었으며, 겨울이면 늙은 개를 몰래 공방으로 데려와 따뜻하게 해 줬어요.
어느 날, 궁에서 성대한 가면무도회를 연다고 발표했을 때, 펠릭스는 기회를 포착했습니다. 그는 토마스의 아버지가 만든 걸작 가면들을 모조리 모아 시장에 팔아버리고는 자기 작품이라고 주장했지요. "넌 내가 상을 타는 걸 구경이나 해!" 펠릭스가 토마스에게 경고하듯 날카롭게 말했습니다. "아무도 부엌데기의 말을 믿지 않을걸? 진정한 상속자인 내 말만 듣겠지."
하지만 토마스에게는 다른 계획이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선왕의 정의로운 정신을 기리는 가면을 만들기로 한 것이지요. 그러나 펠릭스와 새어머니는 이를 막으려 했습니다. 재료를 숨기고, 먼 마을로 끝없는 심부름을 보내고, 셀 수 없는 잡일을 시켰지요.
바로 그때, 토마스의 친절을 기억하는 동물들이 그를 돕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힘든 시기에도 설탕을 먹여준 손길을 기억하는 늙은 말은 멀리 있는 마을들로 달려가 심부름을 대신했고, 토마스가 자신의 배고픔에도 불구하고 나눠준 치즈에 감사하는 쥐들은 마을 곳곳을 다니며 흩어진 재료들을 모았습니다. 폭풍우로부터 둥지를 보호해 준 것을 잊지 않은 비둘기들은 왕국 곳곳의 새들과 얘기해서 아름다운 색깔의 희귀한 깃털을 가져왔고, 충직한 개는 늘 경계를 서서 새어머니와 펠릭스가 다가올 때마다 토마스에게 알려주었지요.
축제 전날 밤, 펠릭스는 가면을 만들고 있는 토마스를 발견했습니다. "감히 날 이기려고?" 그가 토마스의 작품에 손을 뻗으며 소리쳤습니다. 하지만 충직한 개가 지키고 서서 펠릭스를 막아섰고, 토마스는 가면을 안전하게 숨길 수 있었습니다.
토마스는 비밀리에 걸작을 완성해 갔습니다. 어머니가 들려준 선왕의 눈빛을 꼭 닮은 온화한 눈을 새겼고, 높은 코와 광대뼈는 흔들리지 않는 원칙을, 입술의 곡선은 지혜와 자비를 담았습니다. 빛나는 깃털들은 정의로움을 더했어요. 황금빛 깃털로는 왕관 같은 무늬를, 진홍빛 깃털로는 따스한 연민을 표현했지요.
축제의 밤이 찾아왔습니다. 펠릭스는 새아버지의 가면 중 하나를 쓰고 자랑스레 돌아다녔어요. 그러나 누군가 가면에 대해 질문을 할 때마다 긴장한 듯 더듬거렸습니다. "그... 그건 가문의 비밀이에요!" 아버지를 알았던 장인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을 피하며 거짓말을 했죠. "특별한 조각 방법이 대대로 전해 내려왔거든요." 하지만 펠릭스는 영주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어요.
마침내 영주가 우승자를 발표하려는 순간 연회장의 큰 문이 열렸습니다. 가면을 쓴 토마스가 나타나자, 모두가 그에게 시선을 빼앗겼어요. 그의 가면은 마치 내면에서 빛이 나는 듯했고, 선왕의 지혜와 정의의 정신까지 완벽하게 담아내고 있었지요. 깜빡이는 횃불 속에서 가면의 표정은 변하는 것 같았어요. 잘못을 바라볼 때는 엄격하게, 순수한 것을 볼 때는 자애롭게 보였지요.
토마스가 가면에 대서 설명했어요. 그의 이야기가 끝나자, 연회장에는 무거운 침묵이 찾아왔어요. 영주가 자리에서 일어나 토마스와 벌벌 떨고 있는 펠릭스를 번갈아 보았습니다. 영주가 천천히 계단을 내려왔어요. 그리고 토마스를 똑바로 바라봤지요. 토마스는 당당하게 그를 마주했습니다.
"네 손을 보여다오." 영주가 펠릭스에게 쳐다보며 말했습니다. 펠릭스는 마지못해 손을 내밀었죠. 그의 손은 부드러웠고 상처 하나 없었습니다. 조각 도구의 날카로움도, 섬세한 작업의 어려움도 모르는 손이었지요. "이건 장인의 손이 아니구나." 영주가 실망감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선언했습니다. "네가 우리 모두를 속였어."
반면에 토마스에게 돌아선 영주의 표정은 부드러웠습니다. "하지만 넌." 그가 토마스의 굳은살 박인 손을 살펴보며 말했습니다. "네 손의 상처와 굳은살에 아버지의 유산이 남아있구나. 내 아버지이신 선왕께선 진실은 언제나 거짓을 이긴다고 믿으셨다. 마치 오늘 밤, 네 가면이 보여준 것처럼 말이다."
영주는 펠릭스와 새어머니에게 벌을 내렸어요. 성의 공방에서 일하도록 명령한 거죠. 그리고 정직한 노동과 장인 정신의 가치를 배우라고 했습니다. 그들은 멋대로 가면을 팔아서 번 돈도 토마스에게 돌려줘야 했어요.
며칠 뒤, 토마스를 위한 두 번째 축제가 열렸습니다. 선왕의 지혜를 이어받은 영주는 토마스를 궁정의 공식 가면 제작자로 임명했습니다. 사람들은 토마스의 가면 때문에 진정한 정의를 찾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날 이후로 토마스는 진실과 정의, 그리고 친절을 이야기하는 가면들을 만들었습니다. 그가 만드는 모든 가면에는 어머니가 나눠준 지혜, 아버지가 가르쳐준 기술, 그리고 동물들이 보여준 친절이 깃들어 있었지요. 토마스의 가면은 아주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