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사시사철 울긋불긋
색동옷 차려 입고
곱게 단장하고
봉긋봉긋 솟은 젖가슴 내밀고
문간에 서성이는 너
너를 향하기만 하면
조건도 요구도 없이
풍요로운 살 내음으로
안아주는 너
냄새나고 더럽고 흉측한 것조차
말없이 미소 지으며
포근히 감싸는 너
물도 산도, 추위도 더위도
나무도 꽃도
너로 인하여 행복에 겨워하고
굽실거리던 그들,
눈물 흘리던 그들,
괴로워하던 그들,
못 배우고 가진 것 없는 그들도
사심 없이, 티끌만 한 사심도 없이
향기 나는 두 팔 힘껏 벌려
따스한 꽃 무덤 이부자리에 누이면
꿈꿀 일도 깨어날 일도 없이
영원한 잠으로 빠져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