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의 추억

by 인산

등불 없이 동굴 속 들어가듯

어둠의 과거로 과거로

기억할 수 없는 머나먼 기억을 더듬는다


알 수 없는 시절

잊어버린 세월

배가 출발하듯 서서히 흘러간다

태아의 추억이 되살아 난다


물고기처럼 물속을 유영하던 곳

우주인처럼 탯줄을 달고

손가락을 빨아대던 나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면

심장만이 홀로

두근거리며 작은 소리를 낸다

지금도 전해 오는 리듬

엄마의 박동과 박자를 맞추어 놀던 추억


처음 생겨나

눈도 감고 귀도 막고 입도 닫았지만

모든 걸 보고 듣고 깨달았던 순간

부족한 것 하나 없이 완벽하게 채워진 세상


오늘도 나는 그곳을 꿈꾸며

물속에 잠겨 태아의 추억을 더듬는다.

기억의 바다에서

따스하게 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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