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내가 잡은 숟가락
나의 숟가락이 된다
나만을 위해 밥을 뜨고
내 입속에 들어온다
나의 숟가락
나만의 숟가락
언제부터였을까?
숟가락이 다가와
닥닥닥 밥그릇을 긁으며
허기진 내 배를 채워준 것은
땡그랑 밥상을 향해
떠나면 그만인 것을
남의 것이 되어
남의 배를 채우는
숟가락인 것을
나에게 남은 것은
빈 숟가락에 가득 담긴
뜨거운 침묵뿐
모락모락 김이 나듯
허공을 향한 몸부림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