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채움은 비움을 위하고
비움은 채움을 위한 것
밥그릇 비움은 배를 채우고
배 비움은 뒷간을 채우고
뒷간 비움은 들판을 채우고
들판 비움은 무엇을 채울까?
비움을 위해
온전히 사라져 간 들판의 채움들
지금은 빈들만이 홀로 이삭을 줍고 있구나.
늦가을
빈 들에 서서
나 하나로 채울 수 없는 허전함
메아리치는 외침으로 빈 들을 불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