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들에 서서

by 인산

채움은 비움을 위하고

비움은 채움을 위한 것


밥그릇 비움은 배를 채우고

배 비움은 뒷간을 채우고

뒷간 비움은 들판을 채우고

들판 비움은 무엇을 채울까?


비움을 위해

온전히 사라져 간 들판의 채움들

지금은 빈들만이 홀로 이삭을 줍고 있구나.


늦가을

빈 들에 서서

나 하나로 채울 수 없는 허전함

메아리치는 외침으로 빈 들을 불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