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펀지처럼 허용된 최대치까지 젊음의 공기를 잔뜩 마셨다가 하루쯤은 온전한 휴식을 취하는 이 거리는 나와 닮았다.
목적도 용무도 없이 여기저기 다니며 머리를 비워내고 싶었던 날에는 이 길을 찾았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고 답답한 생각에 사로잡혀있을 때도. 돈이 많을 때 없을 때, 정신적 여유가 충분할 때 부족할 때. 이 길은 나를 채워주거나 덜어주곤 했다.
가늠도 되지 않는 미래의 어느 순간까지 우리는 치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만 같았다. 이곳의 끝과 저곳의 시작점인 이 다리는 나에게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할 수 있을 거라며 위로해 주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쳐다보기만 해도 비틀거리고 휘청이고 길을 잃은 내가 생각나 코끝이 찡해진다. 길을 잃었었던 나여서 매일 같은 길을 걸었나 보다.
난 10년 동안 치즈가 세 번이나 강조된 그 햄버거를 사랑했고, 볼이 새빨간 흰 고양이를 사랑했고, 자신의 일상에 들어와주어 기쁘다는 그 사람을 사랑했고, 다리 아래로 펼쳐진 공원을 사랑했고, 아마추어 예술가들의 그림이 걸린 카페를 사랑했고, 진중한 셰프를 사랑했고, 가볍고 구름 같은 날에도 한적한 바로 여길 사랑했고, 시끄러운 축제 준비로 같이 들떠있는 여길 사랑했다.
사실 난 이 길을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너를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만나선 다 알고 있었다는 듯 자연스럽게 맺어질 우릴 알고 있었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얇지만 절대 끊기지 않는 실처럼 우리가 이어진 걸 알고 있었어. 서로를 모른 채 지나친 날들이 수두룩했지만,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리든 결국엔 이렇게 될 줄 알았어. 지금 이렇게 다시 만나 내가 너의 생활이 되고, 네가 나의 일상이 될 줄 알고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