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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보촌부 Feb 29. 2024

텃세 부리는 원주민 대응법

저도 이중인격자입니다.


작년에 마을회관에서 황당한 일을 당한 후 제 귀촌 적응(대응) 기를 우스개 소리로 올려 봅니다.

예산 장날이라서 구경 가려고 마을회관을 지나가는데 회장님 께서 차를 세우십니다.

행사가 있으니 술 한잔하고 가라고 하시더군요.

낮술을 안 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냥 갈 수가 없어서 약간의 돈을 찬조금으로 드렸습니다.


인사를 드리고 돌아서는데 왠 낯선 사람이 멱살을 잡더니 하는 말이..

'어이! 한 장 더 주고 가'...??

휴~ 주먹이 나갈 뻔했습니다.... 겨우 참았습니다.

나중에 마을분들에게 사과도 받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이해(?)를 하고 넘어갔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저 보다도 어리고, 그가 사는 동네서도 개차반으로 평판을 받고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도 한 성격 하는 사람이라서 그냥 넘어가는 건 재미가 없더군요.

제 치졸한 대응법은 제가 생각해도 유치하지만 웃음이 납니다.


가끔 식당에 가면 그가 앉은 테이블만 빼고 계산을 했습니다.

(솔직히 자장면 큰 부담은 안 됩니다)

술집에서 마주치면 그 사람만 빼고는 모든 분들에게 안부인사를 드렸습니다.

즉, 철저하게 사람 취급을 안 하고 투명인간 취급을 했습니다.

그 이후 그를 농협이나 마트에서 만나도 모르는 척했습니다.


솔직히 저런 사람과 주먹 다툼이나 말다툼을 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어서..

더 솔직한 마음은 저런 부류의 인간들과 친하고 싶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네~ 저도 철저한 인중인격자입니다.

이중인격자와 자기 합리화는 엄격히 다른 의미를 지녔지만, 공유하는 의미는 꽤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쉽게 생각을 해 보자면, 자기 합리화에 능숙한 사람은 이중인격자일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귀촌 후 느낀 점은 자기 합리화란 의미가 완전 다른 의미로 다가섭니다.

차분하게 과거의 삶과 현재의 삶을 대비를 하니 완전 다른 느낌이더군요.

즉, 세상과의 비교를 줄이는 순간 갑자기 모든 게 넉넉하게 다가섭니다.



이제는 화려한 고급 승용차보다는 짐을 싣을 수 있는 차량이 훨씬 좋기 때문입니다.

고급 차량이나 승용차는 시골 생활에서는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화려하고 넓은 집도 필요가 없습니다... 난방 및 청소 유지 보수가 힘들기 때문에..

고급 식당 요리보다는 이웃에서 직접 만드신 청국장이 더 값지게 여겨집니다.


자주 이런 식으로 자기 합리화를 하는 제 자신이 좀 유치하기는 하지만 나름 재미도 쏠쏠합니다.

중요한 건... 제 자신의 정체성을 훼손시키지 않고 유지를 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듯합니다만...

원주민이라고 거들먹거리는 저런 사람보다는 온전한 정을 지닌 분들이 더 많이 계셔서 다행입니다.


귀농이나 귀촌 후 주의할 점은...

'내가 왕년에~~' 이런 왕년 타령은 스스로 자제를 하고 접어야 합니다.

예전의 삶은 예전으로 묻어두고, 온전하게 귀촌 현실에 적응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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