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서 비린내가 나는 듯..
요즘은 거의 매일 저녁 막걸리 한 병을 마십니다.
특히 요즘처럼 화목난로를 피우는 시기에는 불멍을 즐기면 어김없이 한 잔 생각이 납니다.
술 마시는 핑계 치고는 옹색 하지만..
가끔은 귀촌 생활로 인한 외로움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밀려 온곤 합니다.
더불어 내 나이는 가슴 시리게 외로운 나이는 아닐까.. 그런 생각도 자주 합니다.
아무리 가족이 있고 형제, 친구가 있어도 전혀 외롭지 않다고 할 순 없습니다.
그런 외로움을 다소나마 희석을 시키려는 속셈으로.. 막걸리를 마시는 건 아닌지?
귀촌 생활도 어느덧 5 년이 가까워집니다.
면에 나가면 이제는 제법 익숙하고, 친한 분도 제법 만나곤 합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식사도 같이하고 한 잔 할 때도 있습니다.
비록 남 남이지만, 어설픈 관계지만 나름 "우리"라는 관계를 유지합니다.
하지만 "우리"라는 관계로 심리적인 안정감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한 적은 없습니다.
좀 더 솔직히 말을 하자면.. 혼밥이나 혼술이 싫어서 합석을 하기 위한 나름의 꼼수일 수도...
가끔은 원주민이라는 이유만으로 건방을 떠는 사람에게는 단호하게 대처를 합니다.
물론 그런 저를 보고'얄미운 사람' 혹은 '밉상인 사람'이라고 여기시는 원주민 분들도 계시겠지요.
그렇다고 해서 전 그런 분들에게 항상 대응을 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억지적 표현이지만 "나눔의 기술"을 익히고 있는 중은 아닌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저는 평소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보면 그의 행동에 늘 투덜거렸습니다.. 속으로만..
단 한 번도 '분명 장점은 있을 거야'...라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필연적으로 주변인들과 교류를 쌓고 관계를 유지해야 살 수 있는 현실입니다.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좋은 분들과 좋은 경험, 좋은 감정으로 교류를 한다는 건..
결국은 "나눔의 기술"이란 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사회생활을 할 때는 나눔의 기술이 부족했지만, 요즘은 소소한 일이지만 행동으로 옮기려고 노력을 합니다.
뭐.. 별일은 아닙니다.
장터에 가시려고 버스 정류장에 계신 어르신을 뵈면 모셔다 드리고..
모내기 철에는 모판 날라다 드리고, 추수 때에는 건조장 까지 벼 포대 날라다 드리고..
딸들이 보내 준 간식을 홀로 지내시는 어르신께 나눠 드리고..
소소한 도움이라고 할지라도 뭐라도 할 수 있다면 이제는 용기를 내어 실천으로 옮기려고 노력 중입니다.
진정한 나눔의 기술을 느리지만 배우고, 익히려고 나름 노력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오늘은 막걸리를 당당하게(?) 한 잔 하려고 합니다.
3 일 연속 내리는 대설로 인하여 제설작업을 했더니 온몸이 뻐근합니다.
올 해는 유난히 습기가 많은 눈이 자주 내려서 제설작업에 고생 좀 했습니다.
군대에서도 뺀질뺀질 제설작업도 안 했던 제가.. 이제는 고립을 피하기 위해 결사적으로 제설작업을 합니다.
3 일 동안 수고한 저 자신에게 막걸리 한 잔은 허락을 하고 싶은 오늘입니다.
이제는 눈에서 비린내가 나는 듯 한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