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으로 가는 배 꿈을 실은 작은 배
꿈을 잃은 사람아 고향으로 갑시다
산과 산이 마주쳐 소곤대는 남촌에
아침 햇살 다정히 풀잎마다 반기니
고향으로 가는 배 꿈을 실은 작은 배
정을 잃은 사람아 고향으로 갑시다 (김진경 작사, 오진일 노래, '고향으로 가는 배')
무명가수인 오진일이 부른 '고향으로 가는 배'란 노래를 현역가왕 경연대회에서 가수 신유가 부르는 것을 보고 저런 노래가 있었나 하면서 듣는 순간 노래가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노래를 듣노라면 시골에서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 추석이나 구정 때마다 시골의 버스대합실에서 서울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아이를 안거나 커다란 보따리를 들고 길게 늘어선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당시 버스대합실을 벗어나서 백여 미터에 이르러 길게 늘어선 사람들을 바라보며 저 사람들은 그리운 고향을 떠나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해서 먹고 살아가는 사람들일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그렇게 학교를 오고 가면서 나는 언제 고향을 떠나 직장을 찾아 타지에서 살아가는 날이 올까 하는 꿈을 꾸었다. 그런 생각에 젖어 긴 줄에 서 있는 그네들이 부럽기도 하고 동경심도 품었다.
'고향으로 가는 배'는 단순한 배가 아니라 떠나온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잃어버린 사랑에 대한 아픔을 그리는 배다. 이 노래를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니 1977년 오진일이 부른 노래라고 나온다.
197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는 공업화와 도시화로 농촌 사람들이 하나둘씩 고향을 뒤로하고 도시로 떠났다. 도시로 떠난 그들이 명절마다 가족을 위한 선물을 한 보따리씩 들고 오는 모습이 부러워했다.
무명가수 오진일이 부른 '고향으로 가는 배'는 그 이후 나훈아가 리메이크해서 부르고 몇 해 전에는 임영웅이 다시 리메이크해서 불렀고 다른 가수들이 노래 경연대회에서 부르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원곡과 리메이크한 노래를 들어보면 오진일이 부른 목소리에는 고향에 대한 끈적끈적함과 잡은 손을 놓지 못하는 애틋한 마음이 묻어나는데 나훈아와 임영웅이 부른 목소리에는 고향에 대한 향수와 그리움이 느껴진다.
이 노래를 여러 가수가 부른 것을 들어보니 노래 제목을 '고향으로 가는 배'가 아니라 '고향으로 갑시다'란 제목이 어울리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노래는 반주만 들어도 따뜻한 고향의 정경에 잠기고 고향으로 작은 배를 타고 돌아가고 싶은 마음과 산과 산이 마주쳐 소곤대는 남촌에서 아침에 떠오르는 정겨운 햇살을 생각나게 한다.
고향을 두고 떠나온 우리는 아직도 고향이란 말만 들어도 추억에 젖거나 언젠가 돌아가야 자리라고 생각한다.
'고향으로 가는 배'란 노래를 중얼거리며 따라 부르면 어느새 고향의 어귀에 가 있거나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나 형제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오랜만에 노래를 통해 고향에서 자라던 시절과 고향에 가지 못하는 아쉬운 마음을 달래 보았다.
'고향으로 가는 배'란 노래는 들으면 들을수록 고향의 뒷동산에서 뛰어놀던 시절과 잃어버린 추억과 그리움을 새록새록 솟아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