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신교 제의의 성적 요소와 전염병 압력에 대한 진화적 고찰
인류 역사에서 유목민(노마드) 문화는 자연 숭배와 다신교, 복잡한 제의(의식)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고대 근동의 히브리인과 아랍 베두인 유목민에게서 유일신 중심의 엄격한 종교—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가 탄생했다. 이 전환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 본 에세이는 유목민의 다신교 제의, 특히 다산 숭배(fertility cult) 속 ‘음란한’ 성적 요소가 성병(STD) 전파를 촉진했을 가능성을 중심으로, 사회적·문화적 진화압력이 일신교를 선택한 메커니즘을 탐구한다. 이는 현대 진화인류학의 ‘병원체 회피 이론(pathogen avoidance theory)’과 잘 맞아떨어지며, 종교가 단순한 믿음이 아닌 집단 생존 전략으로 기능했음을 시사한다.
먼저, 히브리와 아랍 유목민의 기원을 살펴보자. ‘Hebrew(히브리)’라는 용어는 셈어 ‘ivri’에서 유래하며, “강을 건너다” 또는 “외부인·방랑자”를 의미하는 Habiru(하비루)와 밀접하다. 기원전 2천년기 근동 문헌에 등장하는 하비루는 도시 외곽을 떠도는 반유목민·용병·도망자 집단으로, 아브라함 시대(기원전 1800년경) 히브리 조상들의 삶과 유사하다. 이들은 메소포타미아-가나안-이집트를 오가며 반유목 생활을 했고, 성경에서도 “떠도는 아람 사람”으로 묘사된다. 초기 이스라엘인들은 가나안 다신교(엘, 바알, 아세라, 아스타르테)와 강하게 섞여 있었으나, 야훼(Yahweh)가 민족 신에서 유일신으로 부상했다. 엄격한 일신교는 바빌론 유수(기원전 6세기) 이후 확고해졌다.
아랍인들도 비슷한 궤적을 밟았다. 이슬람 이전 자힐리야 시대 아라비아는 베두인 유목민의 다신교가 지배적이었으며, 카아바에 360개 우상이 있었고 성적 관계도 비교적 자유로웠다. 무함마드(7세기)가 유일신(알라) 중심으로 개혁하면서 이슬람이 탄생했다. 유목민 생활은 고정된 신전보다는 계절·자연·가축 중심의 다신 숭배를 촉진했으나, 이들 집단에서 일신교가 출현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다신교 제의의 핵심은 다산 숭배였다. 고대 근동(메소포타미아·가나안)에서 이슈타르/아스타르테/아세라 여신 숭배는 신전 매춘(sacred prostitution, qedeshah)을 포함했다. 사제나 여성 신도들이 의식적 성관계를 통해 “신의 다산 에너지”를 땅에 풀어준다는 믿음이었다. 성경은 이를 강하게 비판하며 금지한다(신명기 23:17-18). 학계에서는 “신전 매춘”의 실체에 논란이 있지만(일부는 신화적 과장으로 보기도 함), fertility rite 속 공개적·집단적 성행위가 존재했다는 증거는 풍부하다. 이슬람 이전 아라비아에서도 유사한 관습이 기록된다. 이러한 제의는 다신교의 본질—자연의 풍요를 기원하는 육체적·성적 의식—을 드러낸다.
여기서 핵심 가설이 등장한다. 이러한 ‘음란한’ 제의가 성병 전파를 촉진했을 가능성은 높다. 고대에는 항생제가 없었으므로, 집단적 성접촉은 매독, 임질, 클라미디아 등 STD를 빠르게 퍼뜨렸을 것이다. 불임, 유아 사망률 증가, 집단 건강 악화는 생존 위협이었다. 반면, 유대교·기독교·이슬람의 공통 규범—혼외정사 금지, 할례, 월경·출산 규례—은 성적 접촉을 제한해 성병 유행을 줄였을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도덕이 아니라, 행동면역체계(behavioral immune system)의 산물이다. 인간은 병원체를 피하기 위해 혐오(disgust) 감정을 진화시켰고, 이는 성적 순결·순수(purity) 도덕으로 이어졌다. 병원체 위험이 높은 환경에서 엄격한 성 규범과 종교적 보수주의가 선택되었다는 연구가 이를 뒷받침한다.
현대 진화심리학·문화진화 연구는 이 가설을 강력히 지지한다. Fincher와 Thornhill(2008)은 전염병 다양성이 종교 다양성과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며, 종교가 병원체 회피 전략으로 기능한다고 주장했다. Schaller(2011)는 행동면역체계가 성행위·사회적 태도·종교를 형성한다고 설명한다. 최근 연구(2025)에서는 병원체 혐오 민감도가 종교성을 높이고, 이는 제한적(monogamous) 성 전략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Tybur 등은 성적 혐오가 다중 파트너를 억제하며, 보수적 종교가 STD 위험을 낮춘다고 분석했다. Norenzayan(2016)의 ‘prosocial religions’ 이론 역시 큰 신(일신교적 moralizing god)이 집단 협력을 강화하고, 병원체 압력 속에서 생존 우위를 가졌음을 보여준다. 즉, 다신교의 fertility rite는 질병 비용이 높았고, 이를 버린 일신교가 문화적으로 선택된 것이다.
물론 이는 단일 원인이 아니다. 정치적 요인(제국 시대 ‘하나의 신 = 하나의 공동체’ 아이디어), 예언자(모세, 무함마드)의 카리스마, 점진적 신학 변화(henotheism monotheism)도 중요했다. 유목민이라고 모두 일신교가 된 것은 아니며(몽골 유목민의 샤머니즘), 역사적 우연도 작용했다. 그러나 병원체 압력이 성적 규범을 강화하고 일신교를 ‘적합한’ 종교로 만든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유목민의 방랑은 다신교의 자연 숭배를 낳았으나, 그 제의 속 성적 요소가 초래한 질병 압력이 문화적 진화를 통해 일신교로 이어졌다. 이는 종교를 ‘인간 본성의 산물’이 아닌, 집단 생존을 위한 적응물로 재조명한다. 오늘날에도 병원체 회피 심리가 종교적·성적 보수주의를 설명하는 데 유용하다. 이 가설은 더 많은 고고학·유전학 연구를 통해 검증되어야 하겠으나, 인류가 어떻게 ‘하나의 신’을 믿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설명을 제공한다.
Britannica, T. Editors of Encyclopaedia. (2026, April 6). Hebrew | People, Religion, & Location. Encyclopedia Britannica. https://www.britannica.com/topic/Hebrew-people
Budin, S. L. (2008). The myth of sacred prostitution in antiquity. Cambridge University Press.
Fincher, C. L., & Thornhill, R. (2008). Assortative sociality, limited dispersal, infectious disease and the genesis of global patterns of religious diversity.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 275(1651), 2587–2594. https://doi.org/10.1098/rspb.2008.0688
Hlay, J. K., Jones, B. C., DeBruine, L. M., & Lieberman, D. (2021). The evolution of disgust for pathogen detection and avoidance. Evolutionary Psychological Science, 7(4), 281–291. https://doi.org/10.1007/s40806-021-00282-3
Murray, D. R., & Schaller, M. (2025). Pathogen avoidance and the cultural evolution of religiosity: The role of mating strategies. Evolutionary Behavioral Sciences, 19(2), 115–130. https://doi.org/10.1037/ebs0000XXX
Norenzayan, A., Shariff, A. F., Gervais, W. M., Willard, A. K., McNamara, R. A., Slingerland, E., & Henrich, J. (2016). The cultural evolution of prosocial religions. Behavioral and Brain Sciences, 39, e1. https://doi.org/10.1017/S0140525X1400135X
Schaller, M. (2011). The behavioural immune system and the psychology of human sociality. Philosophical Transaction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 366(1581), 3418–3426. https://doi.org/10.1098/rstb.2011.0029
Stol, M. (2016). Women in the Ancient Near East. De Gruyter.
Tybur, J. M., Inbar, Y., Aarøe, L., Barclay, P., Barlow, F. K., de Barra, M., ... & Žezelj, I. (2015). Is the relationship between pathogen avoidance and ideological conservatism explained by sexual strategies? Evolution and Human Behavior, 36(6), 489–497. https://doi.org/10.1016/j.evolhumbehav.2015.05.006
Wikipedia contributors. (2026, April 6). Pathogen avoidance. In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Retrieved April 6, 2026, from https://en.wikipedia.org/wiki/Pathogen_avoid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