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나는 혼자 바로 서고 싶었다.
올 초에 가장 친한 친구와 서로 마음 상하는 일이 생기면서 안 보게 되고 다니던 직장도 관두게 되고 그런 변화들을 겪으면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지만 그 지나간 것들을 돌아보는 대신 앞으로 내가 그리는 미래에 집중하고자 했다.
여름은 온전한 내 시간으로 채워졌고 나는 지금도 올여름을 떠올리면 마음이 벅차오른다.
특별한 일은 없었지만 하루에 대한 기대로 아침을 시작한다는 것이 축복임을 절실히 깨달았다. 힘겨운 일도 즐거운 일도 슬픔도 기쁨도 다 커다란 행복 안에 일부분 같이 느껴졌다.
나에게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순간들이 있구나
그럼에도 한 해가 막바지에 다다르니 더 열심히 할 걸 더 시도해볼 걸 더 용기 내 볼 걸 하는 아쉬움이 여전히 남는다. 그 아쉬움이 절망이 아니라 내년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 이어져서 다행이다. (비록 아홉수니 나이 말할 때 만으로 말해라는 충고를 들었지만 말이다 gg)
내내 냉담할 줄 알았던 친구를 겨울에 다시 만났다.
어긋난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여전히 반갑고 어떤 이야기를 해도 나다울 수 있었다.
친구에게 만나자고 했지만 이미 틀어져 버린 시간과 관계는 돌이킬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 예상은 빗나갔다. 우리는 종종 상처받기 싫어서 많은 일들에 냉소를 보내고 미리 단념을 한다.
물론 친구가 차가웠더라도 나는 후회하진 않았을 것이다. 시절 인연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고 세월은 힘이 없는 것도 일리가 있는 말이지만
나는 세월을 같이 견뎌온 사람의 내가 좋아할 수밖에 없었던 그이의 다정함과 사려 깊음을 너무 싶게 오해해버린 건 아닌지...
나는 쿨하지 않게 뜨겁게 살고 싶다. 나 자신의 몸과 마음이 바로 서서 내가 좋아하는 이들에게 그 단단함으로 버팀목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올해 말에는 나를 서운하게 한 사람들을 (아니 내가 일방적으로 서운해 한 사람들은)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힘이 되어줘야 하는 사람들만을 생각했다. 그들이 곧 그들이지만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그들이 자신의 삶을 제대로 살고 나도 나의 삶을 제대로 살 수 있기를
지금은 부족하지만 그렇게 될 수 있기를 소망했다. 나는 여전히 이타적이기보다 이기적이지만 노력하는 나의 가능성을 믿는다. 그리고 타인의 가능성도
그래서 쿨하지 못하게, 또 그저 여느 날과 다름없는 22년 마지막 날에 각 잡고 글을 쓴다.
뻔한 말에도 내뱉으면 마음이 담기고 힘이 있다고 믿는다.
다들 새해 복 많이 받길!
2023년도 신명 나게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