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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 Jan 24. 2024

30대 직장인의 나 홀로 스위스 여행기 - 에필로그

여행 정리하기(느낀 점)

(아직 남은 이야기들이 많은데 에필로그를 먼저 쓰게 되었다. 이어지는 이야기 약 4편은 추후 포스팅 예정이다)


이번 여행은 굉장히 성공적이었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계획한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몸 아픈 곳 없이 건강하게 여행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먼 곳을 오랫동안 혼자 여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영어로 대화하는 것에 자신감이 생겼다.

인생샷을 많이 남겼다.

묵었던 모든 숙소들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아쉬웠던 점


너무 많은 한국인 관광객


가는 곳마다 한국인이 보였다. 특히 융프라우요흐는 절반은 한국인인 것 같았다. 한국인들이 부지런해서인지, 패키지 관광객들이 많아서인지, 그래도 오후가 되니 아침보다는 체감상 외국인 비율이 올라갔던 것 같다. 인터라켄, 그린델발트, 피르스트 또한 한국인이 특히 많았던 곳이다. 인터라켄 동역 쿱 마트를 가면 한국인이 시야에서 보이지 않을 때가 별로 없는 정도였다. 피르스트에 아침 일찍 줄 서있는 사람들 중 체감상 절반 정도가 한국인이었다. 황금 추석 연휴가 껴있어서 더 많았겠지만, 가까운 나라 일본이라면 이해가 가지만 이렇게 먼 나라 스위스까지 이렇게나 많은 한국인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긴 했다. 물론 스위스가 한국인에게 많이 알려진 여행지긴 하니 이해가 가긴 한다.

물론 나 또한 그들에게는 이국적인 느낌을 반감시키는 요인일 수 있다. 다음부터 먼 나라에 갈 때는 한국인 관광객들을 피해 연휴가 아닌 시기에 연차를 많이 써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확실히 한국어가 들리는 순간 이국적인 느낌이 반감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일본은 워낙 가까운 나라라 개인적으로는 이국적인 느낌을 크게 기대하지 않다 보니 괜찮지만 서양권 국가는 조금 이야기가 다르다.



그 외 느낀 점


나는 도시파가 아닌 자연파?


여행의 마지막날 스위스의 수도 베른에 갔다. 베른의 구시가지는 중세 유럽의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인터넷의 여러 블로그와 베른에 방문한 주변 여행객들이 베른은 참 예쁘고 아름다운 도시라고 말했고, 그래서 나는 꽤 기대를 하고 갔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에 비해 예쁘다거나 좋다는 느낌은 별로 없었다. 그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보았다.

우선 역광이 심했다. 장미정원에서 내려다보는 베른의 구시가지가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햇볕이 쨍쨍한 한낮에 가서 그런지 내가 바라보는 건물들에는 모두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다음에는 햇빛이 강하지 않을 때, 비가 올 때, 혹은 아침 일찍 와 봐야겠다.

다음으로는 도시가 아무리 예쁘고 새로워봤자 자연의 웅장함에 비할 수는 없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알프스 지역에서 압도되는 엄청난 풍경들을 보고 나서 도시 건물들을 봐서인지 그다지 충격적이거나 신기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유럽의 주요 도시들, 이를테면 파리나 바르셀로나 등을 가도 비슷하게 큰 감흥이 없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른 이유로는, 혼자 여행을 해서가 아닐까 생각했다. 자연의 경우는 혼자 보더라도 계속 신기하고 우와 우와 하게 된다. 반면 도시의 경우 같이 느긋하게 즐길 사람이 없다면 심심한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내 성향 때문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유럽의 역사에 대해 잘 몰라서 아닐까라는 추측이다. 만약 유럽의 중세 역사라도 잘 알았다면 중세 도시의 건물 배치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구시가지를 걸으며 중세 유럽에 와있는 듯한 상상을 하며 충분히 즐겼을지도 모른다.


다음은 이탈리아


나는 이색적인 풍경을 보는 것을 좋아하고, 일반적인 건축물보다는 '와 이런 게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졌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특이하고 웅장한 건축물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이탈리아의 돌로미티, 로마의 콜로세움, 피사의 사탑, 그리고 시골 농가의 와이너리 등이 궁금하다.


언젠가는 다시 스위스에


스위스를 다시 가고 싶다. 다음에 갈 때는 가을이 아닌 여름에, 산과 도시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와 역사에 대해 공부하고 스위스에 대한 다양한 콘텐츠(영화나 책)를 보고 가야겠다. 그럼 이전에는 느끼지 못한 것들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여행할 때만큼은 J


혼자 장기간 여행 시 준비는 아주 철저하게 해야 한다. 특히 스위스 알프스같이 여행하기 어려운 곳은 더더욱.

나의 MBTI는 ISTP 다. 마지막이 J 가 아니라 P 라 계획형보다는 즉흥형이다. 하지만 혼자 하는 여행에 있어서는 너무 즉흥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시간, 돈, 그리고 에너지는 한정적이고, 예상치 못한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여행 전에 미리 시간을 많이 투자하여 준비할수록 여행 당시의 시간, 돈,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고, 변수를 최소화할 수 있다. 그것은 곧 한정적인 자원을 좀 더 가치 있게 사용하여 여행의 즐거움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나의 경우 누군가와 함께 여행을 한다면 일정이 틀어지거나, 중요한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날씨가 좋지 않아도 일행이 있다면 의지할 상대가 있기 때문에 멘붕이 오지 않고 나머지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혼자라면 그러기 쉽지 않은 스타일이다. 그리고 아무리 계획을 나름 철저하게 짜더라도 그 안에서 여전히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기 때문에 일정 사이에 어느 정도의 시간 여유를 둔다면 충분히 즉흥성을 가질 수도 있다. 그리고 준비를 많이 할수록 즉흥적으로 일정을 변경하더라도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변경할 수가 있다. 이미 소요시간 및 동선 등이 너무 익숙하기 때문에 머릿속으로 쉽게 조립이 된다. 나의 경우는 SBB와 구글지도를 사용하여 각 장소 간의 이동 시간도 모두 체크했는데 그 이유는 그 시간에 정확히 맞춰서 이동하기 위함이라기보다, 하루에 어느 정도의 일정을 소화할 수 있고 식사 시간은 언제 배치해야 할지 등을 가늠해 보기 위함이었다.


비용 정리

9박 11일 간 총 약 620만 원


교통 - 총 2,445,661원

왕복 항공권 - 1,185,900원

위탁수하물(왕복) - 268,253원

인천 공항버스 & 택시 - 24,000원

스위스 트래블 패스(8일) - 567,500원

융프라우 굿모닝 티켓 - 130,558원

제네바 버스 - 4,553원

골든패스 익스프레스 좌석 예약 - 44,004원

곤돌라(수네가 40,576원, 외시넨제 22,279원, 뮈렌-쉴트호른 65,265원, 벵엔-멘리헨 19,964원) - 148,084원

열차(클라이네샤이덱-벵엔 33,485원, 클라이네샤이덱-그린델발트 39,324원) - 72,809원


숙박 - 총 1,048,920원

인천 공항 근처 호텔(호텔 & 스위트) - 80,750원

제네바 2박(조식 포함) - 210,856원

백패커스 빌라 소넨호프 인터라켄 5박(세탁기 1회 이용료 포함) - 457,614원

그린델발트 샬레 엘리먼트 롯지 2박(룸쉐어해서 절반만 부담) - 299,700원


여행 준비 - 총 799,888원

옷(후리스, 바람막이, 트레킹화, 가방, 반팔티) - 701,754원

준비물(어댑터, 삼각대, 목베개 등) - 42,200원

eSIM(핀다이렉트) - 29,600원

여행자보험(마이뱅크) - 17,784원

수하물 보험(블루리본백스) - 8,550원


액티비티 - 총 1,029,381원

스카이다이빙(사진&영상 구매 비용 포함) - 884,815원

피르스트 액티비티(3종) - 127,487원

터보건(2회) - 17,079원


식비 - 총 262,016원+(40만원 정도?)

Hotel Kreb's(퐁듀, 뢰스티, 와인) - 50,000원

외시넨제에서 먹은 감자튀김 - 12,626원

피츠 글로리아 - 55,000원

Ristorante pizzeria Da Salvi - 70,000원

융프라우 신라면 - 12,584원

융프라우 생수 - 9,059원

클라이네샤이덱 샌드위치 - 9,981원

쿱 장본거(뇨끼, 치즈, 와인, 오렌지주스, 샐러드, 올리브 등) - 35,000원

베른에서 맥주 1잔 - 7,766원

그 외 샌드위치, 물, 맥주, 건전지, 립밤 등 - 한 40만 원쯤 될 듯


기념품 - 총 179,950원

공항(곰인형, 초콜릿, 마그넷) - 97,498원

곰인형 2개(그린델발트 기념품샵) - 50,492원

텀블러 - 29,720원

엽서 - 2,240원


그 외 - 대충 12만 원 정도?

입장권(블라우제 16,770원, 트리멜바흐 20,786원) - 37,556원

짐 보관(그린델발트 터미널, 베른) - ? + 13,441원

스위스 깃발 - 만원 정도?

전기 자전거 대여 - 44,068원

유료 화장실 이용 - 만원 정도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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