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지 않는 관계는 ‘적당한 거리’에서 시작된다
사람 때문에 지치는 날이 있다.
해주려고 했던 마음보다
돌아오는 마음이 훨씬 가벼울 때,
문득 나만 너무 애쓰는 건 아닐까 싶은 순간들.
그럴 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되뇌었다.
‘이제는 내가 줄 수 있는 만큼만 주자고.’
누군가에게 휘둘리지 않는 마음은
그렇게 천천히, 오래 걸려서 자란다.
사람 때문에 지칠 때가 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하루가 흔들리고,
누군가의 무심함에 괜히 마음이 축 처지고,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관계가 어딘가 불편하게 느껴지는 날들.
어른이 되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어쩐지 사람 일은
나이를 먹어도 여전히 어렵기만 하다.
나는 오랫동안
‘내가 더 잘하면 괜찮아지겠지’라는
마음으로 사람을 대했다.
직장에서도, 친정에서도, 시댁에서도,
남편에게도, 친구에게도...
더 이해하고, 더 받아주고, 더 노력하면
상대도 언젠가 같은 마음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달았다.
사람은 내가 아무리 애쓴다고 해서
그 애씀의 깊이만큼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관계가 불편한 이유는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마음의 속도가
서로 달라서일지도 모른다는 것.
그리고 그 사실을 인정하고 나서야
조금씩 마음이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사람에게 지치는 이유의 대부분은
“그 사람이 나에게 이 정도는 해줄 거야”라는
보이지 않는 기대에서 시작된다.
기대를 거두면
서운함도 줄어들고
감정의 손실도 훨씬 적어진다.
대신 나는
내가 줄 수 있는 만큼만 주기로 했다.
내 하루를 무너뜨리지 않는 선에서,
내 마음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그 결정은
조금 이기적인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관계를 오래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는
오히려 그 ‘선’이 꼭 필요했다.
사람에게 너무 많은 힘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나는 요즘 작은 습관을 만들고 있다.
하루 중 나만의 시간을 반드시 확보하는 것.
누군가의 연락에 즉시 반응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내 감정의 원인을 누군가에게서 찾지 않는 것.
이 세 가지만 지켜도
사람에게 쏟던 에너지가
조금은 나에게 돌아오는 느낌이 들었다.
관계는 결국
나를 잃지 않는 선에서 지속될 때
비로소 편안해진다.
사람 때문에 지치는 건
누구에게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어쩌면 너무 자연스러워서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다.
다만 지친 마음에
너무 오래 머물지만 않으면 된다.
너 자신을 먼저 챙기고
너의 속도에 맞춰 관계를 정리하다 보면
언젠가 ‘적당히 거리 두는 법’을 알게 된다.
그때 비로소
사람에게 지치지 않는 마음이 자란다.
그리고 나는 그 마음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