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고양이가 생겼다

만나러 가는 길

by 개나리

햇살을 쬐며 서로의 꼬리를 잡고 뒹구는 꼬마 고양이 형제들이 있었다. 처음 그 모습을 본 순간, 한눈에 반해버렸다. 그날 이후로 매일 그 자리를 찾아갔다.

돌이켜보면 너무도 따뜻하던 시간들이었다.


매일 내일이 오는 게 그렇게도 싫던 내가, 너희를 알고 난 후로는 매일 아침이 기다려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찾아가도 딱히 특별한 일이 벌어지는 건 아니었다.


겁 많고 소심하던 꼬마 고양이 한 마리는 다정한 형제들과 달리, 언제나 멀찍이서 나를 경계할 뿐이었다. 그래도 좋았다. 눈으로만 바라보고 있어도 마음이 충만해지는 시간이었다.


어떤 TV 프로그램보다도, 스마트폰보다도 더한 힐링이었다. 마치 좋은 영화 한 편에 홀린 것처럼, 비가 오는 날엔 우산을 쓰고 처마 밑에 쪼그려 앉아 한참을 바라봤다. 나의 작은 행복의 대가로, 조그마한 간식을 챙겨주곤 했다.


어느 날부터인가 꼬마 고양이들이 배웅을 하기 시작했다. 기특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웃음이 나기도 했다. 그 무렵엔 돌아서는 아쉬움이 그리 크지 않았던 것 같다.


어느새 우리는 아는 사이가 되어 있었다. 암묵적으로 정해진 약속 시간은 오후 한 시 즈음. 물론 아쉬운 마음에 조금씩 당겨져, 어떤 날은 열한 시가 되기도 하고 열두 시가 되기도 했다. 꼬마 고양이들은 내가 올 시간이 되면 어느새 근처에 와 있다가, 내 목소리가 들리면 후다닥 뛰어오곤 했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그네를 타던 그 설레는 즐거움 같은 느낌이었달까. 너무도 달큰해서 도저히 끊을 수 없는 나만의 시간들이었다.




처음 만난 날의 방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