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무언가에 쫓기듯 사는 사람을 본 적 있어?
내가 그래.
허겁지겁 결혼을 하고, 하나를 마무리하기도 전에 또 다른 걸 시작해.
불안하니까.
나만 뒤처지는 것 같고, 손에 쥔 게 아무것도 없는 기분이 들어서.
육아, 노후준비, 일.
어느 하나 완벽히 끝낸 게 없었어.
그런데 문득 궁금해졌어.
육아와 노후 준비에 ‘끝’이라는 게 있긴 할까?
아이가 성인이 되면, 육아는 정말 끝나는 걸까?
얼마를 모아야 노후가 완성되는 걸까?
고민은 불안을 키웠고,
그 불안은 내 원동력이 되어 내 등을 떠밀었어.
지칠 틈이 없었지.
늘 뭔가를 해야만 하는 사람처럼.
번아웃이 걱정되지만,
아직은 버틸 만해.
왜냐면 나는 이제 ‘쉬는 게 뭔지’ 알거든.
무의미하게 짧은 영상을 보거나,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사지 않아도
나를 채워주는 것들이 있어.
뜨개질, 공포영화, 내 강아지들,
그리고 여름에도 꼭 덮는 극세사 이불.
그게 나를 숨 쉬게 해.
너는 어때?
무엇이 진짜 너를 쉬게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