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감각
100일 글쓰기(곰사람 프로젝트) 7일차
나는 유머감각이 있다는 소리를 듣곤 한다. 유머는 심리적 고급 방어기제 중 하나다. 어린 시절, 나의 아버지는 술을 드시면 가족들을 힘들게 하셨다. 나중에 상담학을 공부하면서, 나처럼 알코올 중독 역기능 환경에서 자란 사람을 아코아(ACOA, aduldt chilren of alcoholics , 알코올 역기능 환경에서 성장한 성인아이)라고 한다는 것을 배웠다.
알코올 중독 아버지가 제대로 가장의 역할을 못할 때, 어머니는 가정 내 경제적인 부분을 책임지게 된다. 엄마마저 일하러 나가게 되면 아이들은 방임이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술을 드시는 아버지의 주사를 견뎌내야 하고, 사고 치는 부분에 대해서 온 가족이 매달려 함께 해결하게 된다. 온 가족이 알코올 중독 아버지에게 에너지를 쏟는 꼴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태를 '동반의존' 또는 '공동의존'이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이런 성장환경에서 가족 간에 조금은 암묵적인 독특한 습관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보지 마라, 느끼지 마라, 말하지 마라" 아마도 살아내기 위한 생존기제였던 것 같다. 그때부터였을까.. 나는 유머스럽게 말하면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하지 않으면서도 내가 하고픈 말을 표현 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던 것 같다. 그리고 점점 실력을 강화했는지도 모른다. 내가 누군가를 웃게 만들 때 알 수 없는 희열을 느꼈다. 어느 순간부터는 희열을 넘어서 전능감 마저 느꼈던 것 같다. (내가 사람을 웃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는)
나는 웃픈 얘기를 하는 작가가 되고 싶다. 히히 웃으면서 재미있게 읽다가 마지막에는 짙은 여운이 남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특히 내 얘기를 통해 나와 같은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얼마든지 잘 살아 낼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함으로,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다
MBTI 극강의 T형(이성적, 사고형)인 남편은 가끔 나에게 "소설 쓰는 소리 하지 마라"라고 퉁박을 준다. 역시 남편은 나의 작가로서의 잠재력을 미리 알아보건 것 같다. 확실히 보통사람은 아니다. 혹시라도, 만에 하나라도, 베스트셀러 작가라도 된다면 남편에게 크게 한턱 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