맺음과 그침[1]- 골프가 전하는 경영 포인트 1
진시황에 대한 노인의 따끔한 일침
골프와 경영은 절묘한 상통으로 심오한 공감을 준다.
충실한 기본과 깔끔한 완결을 중시하라.
매출확대보다는 위험요소를 없애라.
법의 담장을 넘지 마라.
전국책, 맹자와 도덕경의 경구를 통해 골프와 경영의 관계를 그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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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를 치다 보면 시작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마무리다. 프로 골퍼가 마지막 라운드까지 집중력과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하여 우승 문턱에서 무릎을 꿇기도 한다. 주말골퍼도 최고 기록을 앞두고 마지막 1,2홀에서 큰 실수를 범하여 물거품이 된다. 또한, 한 홀에서도 파온을 해낸 후 쓰리펏, 심지어는 포펏의 중대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이러한 실수는 그 홀로 끝나지 않고 다음 홀이나 남은 라운드까지 악영향을 미친다.
위와 마찬가지로, 기업에서도 경영의 첫 단추인 경영계획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경영계획을 순조롭게 실행하여 경영목표를 완결해 내는 것이다. 그런데, 특정 사업이나 회계연도의 경영계획을 치밀하게 수립하였다고 하더라도, 조직, 지휘, 통제의 과정을 끝까지 효율적으로 이루어 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에는 경영목표의 달성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전국책(戰國策) 진책5(秦策五)편의 한 고사는 이러한 골퍼와 경영자에게 마무리의 중요성에 대하여 따끔한 일침을 가한다.
전국시대 진(秦)나라의 왕은 천하통일을 앞두고 국사를 신하에게 맡긴 채 향락에 빠졌다. 어느 날, 근 90세 노인이 백 리나 떨어져 있는 곳에서 함양(咸陽)에 와 어렵게 왕을 만나게 되었다. 왕이 노인에게 “고령에 먼 길을 오느라 고생이 많았소” 라고 물었다.
이에 대하여, 노인은 “집을 나선 지 10일 동안 90리를 걸었습니다. 여기에 10일이 더 걸려서야, 나머지 10리를 채워 간신히 함양에 당도했습니다.”고 답했다. 그러자, 왕은 실소를 금치 못하며 “첫 10일에 90리를 왔는데, 어떻게 10일이 더 걸렸다는 게 계산이 맞지 않소?” 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하여, 노인은 “첫 10일에는 전력을 다하여 90리를 왔습니다. 그러나, 그 후에는 너무 피곤한 데다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하니 정신이 해이해졌습니다. 그 때부터는 가도가도 멀게 느껴지고 한 걸음을 내딛기도 너무 힘 들어서 10일이나 걸렸습니다. 이렇게 계산해 보니 첫 10일간 걸었던 90리는 100리의 절반인 셈이었습니다.” 라고 답하였다.
그러자, 왕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노인에게 “그 먼 길을 왔는데, 무슨 말을 하고 싶소?” 라고 물었다. 노인은 “소인은 이처럼 길을 가는 도리를 전하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우리 진나라는 천하통일을 앞두고 있습니다. 100리 중 90리에 이른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소인은 전하께서 이미 이루어 낸 것을 절반으로 여기고, 더 큰 노력을 다하여 나머지 절반을 완성하시기를 바라옵니다. 지금과 같이 해이한 상태에서는 나머지 절반을 이루지 못하고 실패하게 될 것입니다.” 라고 답했다.
왕은 이에 감동하여 노인의 충고에 감사를 표했다. 왕은 그때부터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총력을 기울여 마침내 천하통일을 이루었다. 그 왕이 바로 진시황(秦始皇)이다. 그가 노인의 고언을 깊이 새겨듣지 않았다면 중국역사상 최초의 대업은 물거품이 될 수 있었다.
PGA나 LPGA의 메이저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의외의 실수를 범하여 우승을 놓친 예들이 있다.
조던 스피스는 2016년 마스터스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다잡은 우승을 놓쳤다. 스피스는 마지막 라운드 9번 홀까지 5타 차 선두를 달리며 2년 연속 우승을 앞두고 있었다. 3라운드 연속 선두를 달려 온 그가 무너지리라고는 어느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다. 그러나 스피스는 12번홀(파3)에서 9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을 그린 앞 물에 빠뜨렸다. 1벌타를 받고 지정위치에서 친 세 번째 샷은 뒷 땅이 나서 다시 물에 빠뜨렸다. 다섯 번째 샷마저 그린 뒤 벙커에 빠지면서 쿼드러플보기를 하는 바람에 우승기회를 날렸다.(주석 1)
2017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으로 부활한 김인경이 2012년 나비스코챔피언십대회 마지막 홀에서 약 30cm의 퍼팅 실수로 우승을 놓쳤는데, 이 경기도 마무리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기업경영에서도 완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되어도 지나치지 않다. 기업의 경우에는 상당한 인적, 물적 자원이 투입되는 점을 고려한다면 골프의 경우에 비하여 훨씬 중대하다. 만족스런 경영성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경영계획이 회계연도의 마지막까지 업무와 권한 및 자료의 배치와 조정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이에 대한 과업 지시와 동기 부여의 과정이 체계적으로 지휘, 통제되어야 할 것이다. 경영 과정에서 조직과 지휘가 끝까지 효율적으로 기능하지 못할 경우 경영성과는 달성되기 어려울 것이다.
어디 골프와 기업경영만 마무리가 중요하랴! 시험이나 관계도 마무리가 좋으면 그 목표를 달성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아쉬움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전국책(戰國策)의 고사에서 일침을 가하는 바와 같이 마무리의 중요성을 깊이 헤아릴 일이다.
◆ 문헌
✔ 유향(劉向) : B.C.77~6, 서한 학자, 관료
✔ 전국책(戰國策) : 유향이 전국시대 유세가의 언설(言說), 국책, 일화 등을 나라별로 편집, 정리한 서적
◆ 주석
◆ 한자
✔ 行百里者, 半於九十 – 劉向(西汉), 戰國策.秦策5
[행백리자, 반어구십 – 유향(서한), 전국책.진책5]
✔ 백 리를 가는 자, 구십 리를 반으로 삼는다.
✔ 於: 어조사 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