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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단 Jan 06. 2025

(공포영화리뷰5) 늑대인간이 맹숭맹숭하게 울부짖었다

웨어울프 바이 나이트(2022) 리뷰

'마블 스튜디오' 박혀있을 때부터 짐작했어야 했는데

* 스포일러를 포함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마블 영화 좋아하시는 분들은 뒤로 가기 부탁드립니다...


 영화내용요약 : 으악블러드스톤의힘이~~으르렁컹컹왈왈!아숙취쩔어초밥먹으러가자


 러닝타임 55분. 내용은 위에 쓴 두줄로 요약가능. 진짜다


중간에 아무나 예측할 수 있는 반전이 나온다. 반전이 뭐냐 하면 남자주인공이 늑대인간이었다는 사실인데, 영화 포스터부터 대문짝만 하게 '놀라지마세요 제가 바로 늑대인간입니다'라고 광고를 하고 있으니 안놀랍다. '그럴거같았음'하고 코 후비며 보게 된다.


 플롯이 단순한 영화인 만큼 캐릭터성, 긴장감, 영상미 셋 중 하나는 충족이 되었어야 하는데 셋 다 딱히 살리진 못한 편이다. 오히려 고전영화 어설프게 따라 하려다 보니 이도저도 아니게 되었다는 느낌이다.


 캐릭터성: 주목할만한 인물이 둘뿐이다. 한 명은 대대로 괴물잡는 가문에서 배척받는 사냥꾼(인간여성)이고 나머지 한 명은 사냥실적은 엄청 유능하나 뭔가 숨기고 있는 놈(늑대인간남성)이다.


 그 외의 캐릭터들은 엑스트라답게도 캐릭터성이랄 것이 따로 없는, 장면을 위한 일회용 잡캐스러운 면모를 보여준다. 굳이 따지자면 남자의 괴물친구가 있긴 한데... 워낙 적게 나오는지라.


 문제는 저 둘도 그다지 강렬한 케미를 보여주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설정만 봐서는 '와 전통적이면서도 항상 끌릴 수밖에 없는 맛도리 조합일세!'싶으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나머지 인물들의 캐릭터성을 죽였으면 저 둘이 확실히 부각되어야 했다. 하지만 둘의 서사를 쌓기엔 시간이 너무 짧은 데다 마지막 둘의 공투 부분조차 무난 무난하게 전개된다.


 본디 영화든 소설이든 공투 부분은 짧더라도 서로 간의 강렬한 텐션을 보여주는 맛이 아니던가.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역량을 아낌없이 적에게-동시에 서로에게 쏟아내는 장면은 캐릭터에 몰두하게 하기 충분하다.

'스타워즈 라스트제다이'의 쓰론룸 씬. 공투장면의 아주 좋은 예시라 할 만하다. 짧고 굵고 긴장감넘치고 서로 콸콸 쏟아냄

 하지만 '웨어울프 바이 나이트'의 공투장면은 어딘가 얄팍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특히 남자주인공이 늑대인간으로 변화한 만큼 비범한 움직임으로 몰아붙이고 여자주인공은 괴물사냥꾼 가문 특유의 감각을 사람을 상대하는 데 쏟아붓는... 서로 절대 안 맞을 것 같으면서도 놀라울 정도로 딱딱 합이 맞는 그런 장면을 기대했건만. 결과물은 딱히 그렇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심심한 편이다.


긴장감: 캐릭터성 부분과 동일하다. 파고들 거면 확 파고드는 면이 있어야 하는데 얄팍하게 파고들다 보니 긴장감도 맹숭맹숭하다.


 공포영화라는 타이틀을 달았으면 '헉!' 하는 부분이라도 있어야 하건만 피좀 튀기고 뭔가 늑대가 좀 써는구나 싶은 장면도 적당히 그림자로 처리하고. 늑대가 알아서 다 던져주시니 뭐 걱정이 안 된다.


 액션신 텐션이 어째 나 홀로 집에 1에서 케빈이 도둑들에게 잡히는 장면보다도 낮다. (이 장면 직전 케빈이 도망치는데 수도꼭지 콸콸 틀어져 있는 연출만으로도 '어떡해!'소리가 절로 나왔더랬다.)


 영상미: 고전영화 느낌 폴폴 풍기고자 흑백을 선택한 건 멋진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블러드스톤만 빨간색으로 빛나는 것도 제법 오즈의 마법사스럽다. 늑대인간이 못생긴 것도 고전영화 오마주라 생각하면 나쁘지 않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부족해!'라는 느낌이 든다.


 이미 고전적인 늑대인간물 중에서도 컬러판이 많은 세상에(하울링, 런던의 늑대인간 등) 흑백으로 대충 퉁치려 한 거 아니냐는 느낌도 들고.


 무엇보다 늑대인간 변신신이랄 만 한 것이 없는 것도 아주아주 아쉽다. 블러드스톤 숙취로 울부짖으면서 남자주인공의 그림자가 우적우적 커지고. 여자주인공은 아주 겁에 질려서 서스페리아()의 주인공처럼 움츠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냥 변신장면을 보여줄 순 없는 거니? 싶어 지는 것이다.


심지어 이런놈도 변신씬이 있는데

 뭐 이건도 고전영화에서 공포의 대상을 그림자로 표현하던 것의 오마주겠지만-당장 런던의 늑대인간이나 하울링 등 고전 늑대인간 영화에서 변신장면은 주요 볼거리다! 심지어 망한 영화인 울프맨(2010)에서조차 변신장면만큼은 편린이라도 보여주는데 말이다. 제작비 절감 차원이었는지는 몰라도 아쉽기 그지없다.


 결론적으로 이도저도 아닌. 무난하지만 얄팍한 영화였다.

영화를 보고 나서 곰곰이 따져 보면 나쁘다 싶은 요소는 딱히 없다. 그런데 그렇다고 재밌었느냐? 또 딱히 그렇지도 않다. 심장이 벌렁벌렁 뛰고 공포든 긴장감이든 엄습해 와서 모골이 송연케 하는 장면도 없는데 공포영화로서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마지막에 초밥이 좀 먹고 싶어질 뿐. 재미도 무난하고 감상도 참 무난해지는 영화였다.


 총평 : 도전하지 않는 그대 아름답지 않습니다 늑대인간이면  도전정신을 장착하라


P.s.1. 로튼토마토에속은영화3. 예전부터 마블스튜디오 영화는 취향이 전혀! 맞지 않아 항시 걸러왔는데 평 좋은 공포영화래서 봤다가 그만. '역시나'만 확인했다. 이 영화 컬러판도 나왔다는데 뇌절치는 것조차 심히 마블스럽다.


P.s.2. 늑대인간 크기 좀 키워주지 예상보다 너무 작아서 별로였다. 악역 아니고 간지 나라고 만든 캐릭터면 크기 키워주지... 시저가 알바뛰는줄알았다

모르는 새 투잡을 뛰셨습니까 근데 얘는 잘생기기라도 했지
주인공 변신 이거닮음 이럴거면 변신씬이라도 호쾌하게 보여주지 이럴거면 액션이라도 기깔나게 보여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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