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킹〉 1화. 그 긴 의자에 앉은 아이들

만나면 좋잖아

by 호뚜니의 작은방


〈하이킹〉 1화. 그 긴 의자에 앉은 아이들


우리가 만나면,

‘나’도 ‘너’도 아닌,

진짜 ‘우리’가 된다.


그래서 카페 이름도 이렇게 지었다.

“우리가 만나면.”

그냥, 만나면 좋잖아?


우리 여섯.

은선이, 민주, 현영이, 유영이, 애진이, 그리고 나.

1990년, 여고 1학년. 같은 반, 같은 교실.

그리고, 긴 의자.??


그 긴 의자 말이야.

학교 휴게소에 있던 오래된 나무 벤치였어.

교회 다니는 친구들은 알 거야.

예배당 뒤에 놓여 있던, 삐걱거리지만 묘하게 포근한 그 의자.

우린 그걸 교실 뒤로 끌고 왔지.


쉬는 시간이면 여섯 명이 꼭 붙어 앉았어.

그러면 꼭 한두 명은, 옆에 걸치듯 앉고 싶어 했지.

왜냐고? 우린 인기 있었거든. (응, 진심이야.)


그렇게 우린 결성됐다.

긴 의자 동맹.

말 많은 여고생 여섯 명.


시간이 흘러

이제 우리는 51살, 52살이 되었다.

말 많던 여고생은 아줌마가 되었고,

카톡 단체방은 여전히 ‘우리 교실’처럼 시끌시끌하다.

물론, 누군가 먼저 말을 던져야 열리긴 하지만.

대부분 그 말을 여는 사람은, 우리 애진이다.


애진이는 그때도 총무였지.

똑 부러지는 성격.

“하루에 백 원씩 걷자.”

그 한마디로 우린 소소한 일탈들을 계획했고,

기차 여행도, 우리 집 부엌에서 라면과 부침개, 떡볶이를 나누던 시간도

그렇게 시작됐다.


우리의 학창 시절은

늘 함께였고,

늘 웃음이 가득했다.


그리고,

그날이 왔다.

1991년 4월 5일, 식목일.


우린 첫 번째 공식 하이킹을 떠나기로 했다.

마음이 맞아 옷도 맞춰 입었다.

오전 10시, 집에서는 “도서관 간다”고 말했지만,

우리의 발걸음은 이미 전남대 후문으로 향하고 있었다.


거기, 자전거 대여점.

신분증이 없던 우리는

가방 속에 있던 **《수학의 정석》**을 멋쩍게 내밀었다.

그걸 맡기고, 자전거 6대를 빌렸다.

일종의, 약속 같은 거였지.


그날,

우리는 진짜 멋졌다.

세상에서 제일 자유롭고, 웃기고, 예뻤다.


페달을 밟을 때마다

바람이 우리를 스치고,

웃음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그때의 우리는,

세상 모든 걸 다 가진 듯 행복했다.



2화 자전거를 빌리고 목적지 정하는 우리^^

그리고 소소한 스토리에서는

"야, 기차 한 번도 안 타봤다고?”

은선이의 말 한마디에

우리만의 기차여행

기대해주세요^^♡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