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 사람

by 패미로얄
2021-07-17-10-18-27-237.jpg 나란 사람

나는 모든 게 느리다

이민 생활을 그렇게 오래 했는데 영어도 느리고,

주부 21년 차인데 요리도 느리고,

돈 버는 것도 느려서 아직도 통장이 텅장 이길 반복 한다.

밭의 채소도 날 닮았는지 왜 이렇게 느리고 더디게 자라는지...


그중에 나에게도 빠른 것이 있다.

세월이 무색하게, 나이는 먹어도 변하지 않는 나의 성격.

눈앞에 있는 것을 다 보기도 전에 먼 곳을 바라보고 있는 나의 시선과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벌써부터 나대며 사부작 거리고 있는 손,

두 번은 총총거려야 따라갈 수 있는 남편의 보폭에 한 번도 지지 않고 앞장서는 나의 발.


아!

혹시 나의 급함 때문에 모든 것들이 느리게 가는 건 아닐까?

나이 50을 바라보며 이제야 깨닫는 나란 사람.

월요일 연재
이전 02화대화가 필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