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 정석의 길을 떠나다.. 파랑새를 찾아서
남들이 모두 추구하는 길을 떠난다는 것은 실로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다.
동료들 사이에서 모든 비난, 억측, 소문들을 뒤로하는 것은 기본이요,
나 스스로에 대한 강력한 확신이 있었어야 했다.
타이틀을 잃어버리면 나를 잃어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든 것도 사실이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많은 이들 사이에서 나라는 사람은 특정 기업 소속의 직원으로 직결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에, 1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고민했던 것이었을 수도 있다.
지금의 부인을 만나고 같은 삶에 대한 고민을 나누면서, 더욱 큰 확신을 얻게 되었고, 그렇게 나의 고민에 대한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그래, 그만두자. 어디든 더 좋은 길은 있을 거야."
…
그런데.. 어디로??
당시 나에게는 이직에 대한 개념 자체가 아예 없던 터라, 어떻게 이직을 준비해야 하는지, 어디를 가야 하는지, 아무것도 모른 채 마음속 카운트다운만 세고 있던 것이었다.
당시 내가 다니던 회사는 완벽한 한국식 문화(?)가 탑재되어 있던 터라, 이런 곳만 벗어나면, 어디든지 활짝 날개를 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자 그렇다면.. 반대로 생각해 보면.. 외국계 기업은 이런 문화가 조금 덜 하겠지? 그래 그럼 외국계 기업을 가자!"
...
그런데… 어떻게?
외국계는 영어를 잘해야 한다고 하는데, 나는 그 흔한 어학연수도 받아본 적이 없는, 순수 한국형 영어 구사자인데?
외국계를 가야 한다는 생각에, 무턱대고 경력 컨설팅 2달 코스를 수강했다.
당시 신혼이었는데, 그 소중한 주말 저녁 시간을 허락해 준 부인에게 지금도 많은 고마움을 느낀다.
그런데 생각보다 그 컨설팅은 너무 좋았다. 특히 강의해 주신 선생님은 이미 외국계 HR에서 많은 경험을 쌓으셨던 분이라, 어느 수준으로 준비하면 되는지 정확히 알고 계셨다.
당시 내가 배웠던 것들로는,
* 외국계 기업 이력서 작성법 (한/영)
* 피플앤잡과 같은 외국계 전용 채용사이트
* 헤드헌터 컨택 방법
* 외국인 임원이 물어봄직한 주요 면접 질문들
* Mock-up 면접
좋아! 난 이제 준비가 되었어.
강의 수료와 동시에, 헤드헌터를 통해, 나는 몇몇 외국계 자동차 회사를 지원했고,
또한 Plan B로 국내 대학 MBA를 지원했다.
"지금부터 6개월. 나는 이곳을 떠난다.
이직을 하든, MBA를 하든, 아니면 맨바닥에서 새로 시작을 하든, 6개월 뒤면 떠난다."
이렇게 내 마음속 데드라인을 잡고,
6개월 동안 어떤 결과라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계획대로 진행하였다.
MBA합격 소식이 먼저 들려온 터라,
나는 이 소식을 가지고 먼저 팀장에게 퇴사소식을 전하였다. 당연히 이유는 상세히 말하지 않았다. 단순히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싶다고 말했던 걸로 기억한다.
당연히 당시 팀장님은 엄청 놀라셨지만 이해해 주셨다. 하지만 곧바로 사업부 HR이랑 본부 HR에서 연락이 왔다.
사업부 HR 워킹그룹장은 직접 나랑 점심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셨다. 그러고 너는 곧 후회할 거라고 했다.
그분은 과거 실제 나의 상사였기도 했었기에, 그분의 말이 크게 상처가 되긴 했었다. 지지해주지는 못할망정 후회할 거라니..
그래서 더 보란 듯이 잘해보고 싶었다.
이윽고 며칠 후, 지원 후 5개월이 지나 한 외국계 자동차 회사에 최종 합격을 하게 되었다.
좋아! 나도 이제 외국계 기업 직원이야!
"그런데.. 이곳에는 과연 파랑새가 있을까?"
[최근 한국에서 부쩍 인기가 많아진 헝가리 부다페스트 출장 중에 글을 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