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독일로, 그리고 직무까지 바꾸다

1편 - 정석에서 비정석의 길로

by Paul Kwak in BW

나는 현재 갓 40대가 된 한국인이다. 당연히 당시 한국의 모든 문화,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실타래처럼 엮여 있던, 인격과 비인격이 공존된 학창생활을 보내며, 그래도 나름 즐겁게 잘 살았다.

(특히 그때 만화를 봤던 기억들은 지금도 내 머리에 강하게 남아, 뾰로롱꼬마마녀, 꾸러기수비대, 그랑죠, 영광의 레이서 - 사이버포뮬러 전 이름 - 등등 수많은 영광의 만화주제가를 우리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대학 진학 후에는, 넉넉지 않은 가정 상황으로 인하여, 금전적인 압박은 계속 있었지만, 그래도 학자금 대출에다 과외도 하고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미래를 바라보며 남들처럼 그렇게 대학생활도 보냈다.

(물론, 당시 지하철 창 너머 보이는 수많은 불 켜진 집들 중 왜 나의 집은 없는지에 대한 묵상을 수도 없이 하긴 했었다.)


만 26살, 정말 감사하게도 나의 전공과는 거리가 아주 먼 자동차 업계로 나의 첫 커리어는 시작되었다.

당시 나의 어깨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있었다. 누구나 다 아는 자동차 회사, 그것도 문과, 그것도 졸업 1학기 남겨두고 채용 확정이 되었으니..

입사 후에도 나는 이 회사에 뼈를 묻을 거라고 몇 번이나 외쳤던가.


그렇게 정석 of 정석의 길을 가던 내게 자꾸 비정석적인 길에서부터의 외침이 들려왔다. 이것이 너가 꿈꾸던 인생이냐고.. 한 번 사는 인생 이것이 정말 가장 최선의 선택이냐고.

그 외침을 듣고나서부터는, 이 회사 생활에 대한 고뇌와 무한경쟁에서 오는 인간관계의 불편함, 옳음에 대한 정의, 무조건적 순종에 대한 이유 없는 저항 등 수 없이 많은 어려움들을 직시하게 되었고 동시에 저항에 부딪혀야만 했다.


그럼에도, 큰 결정은 신중하게 결정하라 했던가.. 큰 결정을 내리기까지 1년 반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러고.. 그렇게 나는 비정석의 길을 가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