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옷 서랍장을 보았다.
서랍 안에는 뒤엉켜 넣어진 속옷과 양말 옷이 유독 독보였다. 머릿속이 온통 혼란, 산만해진 시간을 보내고 왔는데 같은 상황을 비춰낸 듯하다. 겨우 제정신을 차리고 다시 해와 하늘을 보니 2월 중순이었다.
1월에는 혼자 땅 굴속에 숨어 있었다. 언제 따뜻해지려나 기다리다가 지쳐 먹는 것이 제일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아파트안에 살고 있지만 두툼한 옷으로 날 가리려고 하는 듯한 답답이가 찾아와 힘껏 덮었다.
인천 청라는 유독 겨울이 길다. 바닷가 주변에 매립된 땅 옆에 살다 보니 (송도와 마찬가지) 섬주민 다음으로 버텨야 하는 한 달이 되었다. 온전히 흐린날이 더 많기도 하다. 안개가 많은 날엔 뇌 안의 감정선이 “큰일이”를 외친다.
집보다 지하철 안에 있던 시간이 많았고 다른 벌이를 하느라 집 주변에 대한 자연들을 담아내기 어려웠다. 흐린 날씨에는 유독 커피 맛이 더 쓰게 느껴진다. 러닝머신을 아무리 달려도 다리 미간, 고관절이 뻑뻑하다.
일상생활에 적응만 하는 엄마 아빠는 긴 시간을 어떻게 버티고 버텨낼까 걱정되는 시간이 있었다. 사실, 뭔가 어떤 무언가가 되지 않고 그저 살아가는 인생의 “나”로서 어떤 시간을 보낼까 무척 궁금했다. 외로움, 적막함 독립심 가지고 싶은 단어이다.
옷장, 양말 속에 가지런함을 갖춰진 서랍장이 완성되기까지 널브러진 빨랫감처럼 뇌는 꾸역 꾸역 하였다.
평소 남편 요리를 챙겨 줘야하기에 오후 5시만 되면 초집중 모드다. 유일하게 현재를 살게해 준 일상 시간이다. 바쁘게 노트북을 킨 후 유튜브로 오래된 음악을 틀어놓는다. 완성된 입맛을 느끼기에 뿌듯함이 최고로 올라간다.아마 흐린 날씨에도 노트북 스피커에 달라 붙는 나를 발견한다. 노트북이 지겨워지면 TV 아래 있는 음향 장치를 작동시킨다.
남편과는 주로 저녁은 뭐먹을까? 점심 맛있게 먹으라는 대화, 조심해서 퇴근하세요.가끔 “넌 할 수 있어!”
에 감동받은 대화! “잘자” “점심에는 뭐먹지” 요즘 가끔 자동차 구매하는 것 때문에 자동차 유튜브 영상을 여러개를 보고 이게 비쌀까? 고민을 한다. 토요일 저녁, 유일하게 쉬는 날이 다가올때에는 “그것이알고싶다”를 보며 인과관계에 대해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대화는 주부 일상에 무기력을 깨트리기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엄마와 아빠에게 일일 안부를 확인하는 것도 일과 중 하나다. 가끔 가는 병원 검진일 제외하고 밥 먹었는지, 아빠와 다투는 상황이면, 왜 다투었는지를 재차 묻는다. 가끔 성당 사람들과 대화하는 일도 있지만 감정은 건조해질 때가 있다.
가끔 옆집 아주머니와 카페 사장님과 대화가 반가워진다. 그러다 또 저녁이 되면 할 일 없는 일상이 되버린다. 설거지와 반찬들과 마주하는 시간에 정신 번쩍, 화장실 청소를 열심히 하게 된다. 청소기를 밀면
저녁에 재차 밀고 있다. 저녁엔 무드등이 날 위로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