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희영의 브랜딩 법칙
내가 노희영 님에게 알고 있었던 건 유튜브로 최강록 셰프님을 심사하던 마스터셰프 코리아의 심사위원분들 중 한 명으로써 기억되어 있다. 이때까지 나는 노희영 님을 잘 몰랐었다. '요리를 하시는 분 중 한 분이구나' 라고생각했었다. 그러다가 브랜딩과 관련된 기사를 읽다가 노희영님에 대한 몇 개의 기사가 눈에 들어왔었다. 이때 기사를 읽지는 않았었고, 이번에 브랜딩과 관련된 책을 고르다가 이 책을 고르게 되었다.
전에 읽었던 '일의 감각'의 조수용 님보다 비슷하지만 조금 더 드센 리더인 것 같다. 이 두 분 모두 대단한 커리어를 가지고 있다. 두 분 다 자신이 믿는 방식과 자신만의 브랜딩 철학을 통해서 브랜딩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시는 분들이다. 두 분의 커리어 과정은 좀 다르다. 조수용 님은 일반적인 직원에서 임원이 대신 케이스고, 노희영 님은 26세부터 패션디자이너로서 단추 메이킹을 시작으로 40세까지 CEO로서 많은 레스토랑 브랜딩 일을 하다가, 이사로서 회사에 들어간 경우다. 이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노희영 님은 오리온에 입사직전까지 많은 레스토랑을 만들어 브랜딩 하고 성공시켰다. 하지만 콤플렉스가 하나 있었다. 소수의 트렌드세터를 통해 브랜드 흥행을 성공시켰지만 대중적인 브랜드를 만드시지는 못했었다. 그래서 대중적인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 하셨다. 그래서 모두가 좋아할 만한 브랜드를 계획하여 마켓오라는 유기농 브랜드 레스토랑을 만들었다. 마켓오를 기획할 때부터 이를 기업에 매각하여 확산할 마음을 가졌던 오리온이라는 기업에 마켓오를 매각하고 마켓오 브랜드 담당자로서 연봉협상을 하고 입사를 했다.
조수용 님은 직원에서 임원이 되었기에 내부반발과 의심이 노희영 님보다는 크지 않았다. 조수용 님은 자연스러운 세력을 가졌었다. 하지만 이번에 읽은 노희영 님은 다른 회사원들이 겉보기에는 뜬끔없이 굴러와서 박힌 돌로서 찾아왔다. 그 때문에 많은 반대를 마주쳤다. 하지만 자신이 맡은 일의 실패에 대한 책임과 자신의 이름을 걸고 밀어붙였고 모두 크게 성공했다.
그녀의 커리어는 오리온에서 끝나지 않는다. 오리온의 경쟁기업 CJ에 입사한다. 이 과정을 보면 정말 노희영 님의 자아상을 잘 보여준다. 그 당시에 노희영님은 오리온의 부사장 자리에 있었다. 그리고 CJ에서 비빔밥 브랜드의 세계화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 소식을 들은 노희영 님은 이 일을 굉장히 하고 싶어 했다. 이 일을 하게 된 계기는 1970년대 그녀의 청소년기로 간다. 미국에서 청소년 기를 보낸 그녀는 맥도날드에서 빅맥을 처음 먹고 문화충격을 받았었다. 주문하고 몇 분도 안 되어서 뜨끈 뜨근한 고기가 빵에 쌓여 나왔는데 비주얼부터 맛까지 충격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그녀는 '한식도 패스트푸드처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언젠가 맥도날드처럼 세계적인 한식당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를 생각했었다고 한다. 생활했던 오리온은 제과 관련 기업이었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사장님에게 직접 찾아가 경쟁기업에서 1년 동안 일하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임원들은 이에 반대했지만, 당시 오리온 회장님은 이를 거절하면, 퇴사를 하고 비비고에 입사할 것을 알고 많은 것을 배우고 오라고 허락한다. 결국에는 오리온을 퇴사하고 완전히 CJ에 입사한다. 이것을 겉으로 보면 배신처럼 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그녀는 각 회사의 경쟁구도는 같은 것은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여 나아간다. 그녀는 CJ로 이적하여 한식의 세계화, 브랜드 리브랜딩등을 진행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 자료가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게 있으면, 웹에 검색해서 찾아보면서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시간여행자가 된 느낌이 들었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와 이렇게 생각을 했구나'라는 것도 많았고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라고 생각한 부분도 조금 있었다. 이제 책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부분들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한다.
1) 빅뱅콘서트장에서 기프트 샘플링
유행을 이끌기 위해서는 20~30대 여성층 타겟팅을 잘해야 한다. 그녀는 마켓오의 리얼 브라우니를 기획하는 처음부터 철저히 20~30대 여성들을 타겟팅 했다. 오리온의 신제품 과자를 빅뱅 콘서트장에 무료로 나눠주는 기프트 샘플링을 했다. 빅뱅 콘서트의 관람객의 대부분은 10대~ 30대 초반 여성이었다. 음식을 먹을 때 '무엇을' 먹느냐만큼 중요한 것이 '누구와' 먹느냐는 것이다. 콘서트장에서 너무나 좋아하는 빅뱅을 보면서 감격스러운 상태에서 브라우니를 먹는다면 그 맛은 한층 배가될 것을 생각하고 이를 기프트 샘플링을 한다. 그렇게 기억 속에 브라우니의 달콤한 맛을 각인시켰다.
2) 과자 포장패키지 디자인
색깔
그녀는 마켓오 리얼브라우니의 포장곽의 색깔로서 옅은 파스텔톤 색을 선택했다. 이유는 20~30대 여성의 핸드백에서 새우과자나 감자칩 같은 것을 꺼내는 모습은 어울리지 않지만, 작은 가방에서 파스텔톤의 브라우니가 나오는 것은 매우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작은 사치라는 카피를 사용했다. 여기서 브랜딩 디테일을 보고 소름 돋았다. 저번 글에서 내가 컨테이저스 관련 글에서 쓴 관찰가능성이 떠올랐다. 과자 상자를 상황에 비춰보고 그 컬러를 정했다는 게 좀 소름이 돋았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임원진과의 의견이 매우 엇갈렸다. 대부분의 과자포장의 색깔은 알록달록하다. 왜냐면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쉽기 때문이다. 그녀는 포장곽 디자인을 자신이 원하는 파스텔톤의 브라우니 곽을 만들도록 설득하기 위해서, 그녀는 마켓오 리얼브라우니 포장샘플을 들고 사람들이 없는 시간대에 과자진열대로 가서 마켓오 포장지를 놓고 사진을 찍어왔다. 알록달록한 과자들 사이에서 무던하고 평범한 것이 오히려 더 눈에 띄었다. 결국 이를 통해 설득에 성공했다.
이 부분 또한 굉장히 인상이 깊었다. 그래서 나도 이를 적용해 보기 위해서 아이폰을 켜고 앱들 사이에 지금 테스트로 완성된 내 앱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는 그 의외성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다. 앱들 마다 워낙 특성과 색깔이 다양해서 그냥 의외성보다는 앱에 맞는 색깔을 고르는 것이 맞다고 생각이 들었다.
빈티지 디자인
포장을 조금은 낡은 듯 세월이 느껴지게 디자인한 것은 빈티지 스타일을 새로운 트렌드로 받아들일 수 있는 감각 있는 젊은 여성을 겨냥했기 때문이다.
일단은 새로 브랜딩을 하는 것보다 리브랜딩 하는 것 자체가 비용과 인식을 바꾸는 것이 2~3배 비용도 많이 들고 더 어렵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먼저 백설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 백설이 처음 만들어진 건, 한국전쟁 직후인 1953년이다. 제일제당공업주식회사는 한국 최초로 국산 정제 설탕을 만들고 1965년 가정용 설탕 브랜드 '백설'을 탄생시켰다. 이름과 로고에서 알 수 있듯이 백설은 눈꽃처럼 반짝이는 하얀 설탕을 의미한다. 제일제당은 이후 밀가루, 식용유, 다시다, 햄 만두, 김 등 분야를 확장하여 국내 최대 식품 브랜드가 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CJ는 백설이 가진 인지도에 편승하기 위해 만드는 식품들에 전부 백설 브랜드를 붙였었다. 그러다 보니 백설이 가지고 있던 브랜드 이미지가 약해졌다. 책에는 이런 백설에 대해 굉장히 알맞은 비유를 든다. '오랜 역사와 특유의 부드러운 매력을 지닌 백자인 백설이 늘 집에서 사용하니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잊고 온갖 것을 갖다 집어넣는 요강 취급을 받았다.'라고 한다.
CJ는 점차 부진에 빠진 백설 브랜드를 리뉴얼하기로 한다. 이 때는 노희영 님이 없던 시기이다. 그래서 다른 분들이 백설을 리브랜딩 한다. 젊은 세대에 어필하려고 낡은 이미지를 버리고 새롭고 세련된 이미지를 붙이기로 한다.
파란색 눈꽃 로고를 버리고 열정과 젊음을 상징하는 빨간색에 팔레트 모양의 로고로 변경했다. 또한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기존 한글로 된 '백설'을 버리고 'BakSul'의 영문으로 로고를 디자인했다. 내가 개인적으로 느낀 느낌은 좀 더 시선을 끌고 '빨강과 놀다'라는 표현을 써서 좀 더 역동적으로 바뀐 것 같다. 그런데 한글에서 영어로 바꾸다 보니까 예전의 백설의 로고가 리브랜딩이 아닌 그냥 새로운 브랜드의 탄생 같은 느낌을 받았다.
결과는 참패였다. 매출은 늘지 않고 사람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야심 차게 준비한 슬로건도 효과가 없었다. 갑자기 이미지 변신을 하려는 백설을 보며 소비자들은 오히려 혼란스러워했다. 기존의 자신들이 알던 백설인지 생각할 정도였다.
노희영이 입사하고 백설 리브랜딩 또한 맡게 되었다. 노희영의 팀은 백설 리브랜딩의 패배요인과 백설에 대해 재분석했다. 백설은 분명 친근한 브랜드였고, 친근함은 단기간에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소비자의 신뢰와 애정이 긴 세월 동안 쌓여야 가능했다. 2009년 백설의 리브랜딩의 실패요인을 '백설이 이미 가진 강점을 살리지 못한 데에 있다'라고 판단하고 내린 결론은 백설다움을 찾자였다. 백설이 가진 역사를 강조하고 백설이 가진 눈꽃의 이미지를 이용하여 홍보하기로 마음먹었다.
2013년 이 강점을 제대로 살려 60년 전통을 강조하는 CF를 통해 홍보한다. CF의 첫 장면은 1953년 최초로 설탕을 생산한 제일제당의 흑백사진으로 시작한다. 각 시대에 학생들과 사람들이 나와 백설과 함께 했던 장면들을 보여준다.
각 장면들을 보여주며 나오는 멘트는 아래와 같다.
그때 그곳, 그 맛.
그때부터 지금까지 우리 집 식탁에 맛있는 눈이 내립니다.
맛은 사라지지 않는다.
맛은 쌓인다. 백설
https://www.youtube.com/watch?v=HroPgyPS02w (실제 광고 CF)
로고 디자인의 변화 역시 기존 백설의 유구한 역사를 강조하기 위해 휘장문양에 'SINCE 1953'을 넣고 시그니처인 눈꽃 로고를 정중앙에 박아 강조했다. 자칫 무겁고 올드해 보일 수 있는 로고를 서체, 컬러 선등을 레트로한 느낌으로 마무리했다.
레트로라는 게 참 신기한 게 과거에 실제로 쓰였던 물건이 아니라 요즘에 만들었는데 옛날 감성을 흉내 낸 것이 레트로다. 이 레트로라는 것이 옛날 것을 가져왔는데 올드한 느낌을 안 준다는 것이 레트로를 겉햝기로 알 때는 참 신기했다. 이번 기회에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알아봤다.
이에 대해 말하자면 레트로는 옛날을 참고하지만 옛날 물건 그 자체처럼 만들지는 않는다. 레트로에서 가져오는 것은 오래된 브랜드 같음, 전통, 역사성, 예전 감성의 느낌을 가져온다. 하지만 촌스럽거나, 답답하거나 무겁거나, 구식 같은 느낌은 들고 오지는 않는다.
이 백설의 예로 들면 과거에서 가져오는 것은 문장형 엠블럼 구조, Since 1953 같은 연도 표기, 배지, 방패 리본 같은 상징형 프레임을 들고 오면서 현대적으로 비율을 정리하고, 가독성 개선을 통해 현대식으로 잘 보이도록 개선했다.
나는 책을 읽으며 감명받은 부분이 있다. 자신을 같이 일하기 깐깐하고 힘든 사람이라고 표현하지만, 같이 열심히 일한 사람을 꼭 챙겨주는 사람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다. 그 당시에 만두 1등은 고향만두였다. 하지만 노희영과 그녀가 같이 일한 팀은 수많은 자료조사를 통해 대중에게 가장 통할 것 같은 만두의 맛을 찾아낸다. 이 과정을 CJ에서는 다큐로도 만들어서 내보내기도 했다.(만두명가)
또한 백번의 새로운 제조 경험을 통해 비비고라는 1등 만두를 만들어냈다. 결과는 만두 브랜드 1등 자리를 가져왔고, 미국에서도 중국 만두 브랜드 '링링'을 이기고 비비고를 1등 만두로 자리매김시켰다. 현재도 국내와 미국에서 압도적 1등을 하고 있다. 그녀는 이런 값진 결과를 혼자 만들지 않았다. 냉동팀 연구원, 셰프 등 많은 사람이 함께 했다. 그녀는 정년이 1년 남았음에도 최선을 다한 강기문 냉동연구원분을 정년퇴직시키지 말고 임원으로 승진시켜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대기업 조직에서는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래서 CJ회장님에게 절절한 사연의 메일을 보내, 강기문 님을 임원으로 발령해서 R&D 연구원도 임원이 될 수 있음을 보여달라고 보냈다. 마침내 2013년 강기문 님은 정식 직책은 아니지만 임원급 대우를 약속받았다.
하지만 다음 해 인사철에 강기문 연구원은 상무로 진급하지 않았다. 그는 정년퇴직 후 고문으로 계약했다. 고문과 임원은 완전히 다른 개념으로 임원은 실제로 회사운영에 관여하고 결정을 내리지만, 고문은 조언만 할 수 있다. 이에 화가 난 노희영은 이 일을 부회장님께 다시 보고 드렸다. 그는 결국 제일제당 최초의 연구원 출신 임원이 되었다. 그리고 정년퇴임 후 재입사라는 기록을 갖게 되었다. 이 부분을 보면서 굉장히 뭉클했다. 너무나 당연한 것인데 왜 이렇게 뭉클해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대한민국 역대 관객수 1위 '명량' 마케팅
"영화는 감독과 연출진 배우가 다 하는 것 아니야?"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마케팅 또한 매우 중요하다. 그녀가 CJ에 일하면서 마케팅을 담당한 영화들 중 흥행작들은 명량(1700만), 국제시장 (1426만명), 광해 (1232만명), 설국열차(935만명) 등이 있다.
역대 흥행작들에 대해서 나열해 보면 서울의 봄, 아바타, 베테랑, 국제시장, 알라딘, 어벤져스: 엔드게임, 신과함께-죄와 벌, 7번방의 선물, 택시운전사, 도둑들, 파묘, 부산행, 범죄도시2 서울의 봄 등이 있다.
잠시 이 영화들의 관객 수를 나열해 보실래요?(봐라 라고 하기에 명령문이라,, 말투가 고민됫네요..)
일부러 영화 흥행수 1위와 2위는 제외했다.(이미 기억하고 계실 것 같아서) 내 생각에는 평소에 영화 흥행 관객수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외운 사람을 제외하면 모를 것이다. 나 또한 내 기준으로 생각하기에 '내가 안 본 명량이 어떻게 1위지?'라는 생각을 평소 때 했었다. 사실 어느 정도 관객수가 높은 영화들에서 순위를 가르는 건 정말 복합적인 요소가 들어간다. 그중에 나는 특히 1위를 차지한 '명량'은 마케팅의 힘이 상당히 컸었다고 이 책을 읽으며 생각을 했다. 그리고 노희영 님이 맡은 영화 중에 명량에 대해서 말해보려고 한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명량을 보지 않았다. 당시에 나는 군인이었다. 내가 아마 일병 1차 휴가 때 명량이 상영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당시에는 이 영화를 보러 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결말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스토리가 예측된다는 점이 좀 그랬었던 것 같다. 하지만 동기들이나 선임들에게서는 이 영화에 대해 조금씩 들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당시 사회에서는 명량이 입소문이 어떻게 돌았는지는 잘 모른다.
위기
책을 보니 명량을 개봉하기 전 영화사에서는 큰 고민이 있었다. 바로 세월호가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시기에 명량이 개봉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세월호 2014년 4월 , 명량 개봉일 2014년 7월) 게다가 명량을 배경이 되었던 곳도 세월호가 발생한 진도 근처이기에 관객들이 이에 대해 거부감을 느껴 영화를 보러 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판단됐었다. 하지만 영화를 개봉하지 않으면, CJ엔터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었다. 왜냐하면 명량은 이순신 장군님 이야기를 콘텐츠로 만들겠다는 목표하에 막대한 투자금을 들여 야심 차게 준비한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7~8월 개봉을 놓치면 CJ엔터의 연간 실적에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투자비는 많은데 수익금이 없거, 이게 고스란히 손익에 반영되면 CJ엔터 자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CJ엔터 측에서는 개봉을 고집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CJ 지주사는 정치적, 사회적 문제로 절대 개봉하면 안 된다고 했다. 세월호 사건으로 나라가 흉흉한 이때, CJ라는 이름이 붙은 엔터가 이에 부채질을 하면 안 된다는 말이었다. 양쪽 모두 어느 정도 일리가 있었기에 개봉일이 더욱 불투명해졌다.
생각과 실제는 다를 수 있다
그녀는 이에 대해서 고민 끝에 일단 영화를 다 같이 한번 보자고 제안했다. 아직 CG처리도 되지 않았지만 영화 줄거리를 보며 세월호가 연상되는지 아닌지 관객의 눈으로 평가해 보자고 했다. 만약 영화를 보는 내내 세월호 생각이 난다면 개봉을 미루고, 세월호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의 시나리오와 연출에 몰입도가 있으면 개봉을 하자고 판단했다. 그래서 관계자 30명 정도가 모여 비장한 각오로 영화를 봤다.
영화는 내용도, 연출도, 배우들의 연기도 일품이었고, 다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넋을 놓고 보았다. CG 없이 녹색화면만 나오는데도 감탄을 했다. 전쟁 장면을 너무 잘 찍어서 그 싸움의 현장이 진도인지 동해인지 크게 신경도 쓰이지 않았다고 한다. 영화의 몰입도가 이런 부수적인 것들을 뛰어넘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에 대해 이순신의 리더십과 가슴 절절한 애국심, 백성을 향한 진심이 진하게 전해져 왔다. 정치적인 논쟁도 일어날 것 같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녀가 판단했을 때 '이 영화는 개봉해도 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럼에도 다른 30명의 관계자와 리더들은 상영을 반대했다.
몰입도는 좋지만 진도라는 배경자체가 문제라는 점에 몰입을 한 것이다. 그들은 이후에 쏟아질 뉴스나 그런 것들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그녀는 실제로 영화를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 집중했고, 다른 이들은 정치적, 복합적인 여러 장애물에 몰입한 것이다. 이러한 명언도 있다.
장애물에 집착한다면 우리는 넘어서지 못할 것이지만, 목표에 집중한다면 어떠한 장애물도 뛰어넘을 수 있다.
그녀는 설득이라기보다 우기고 우겨 명량을 개봉하게 만들었다. 이에 대해 훗날 그녀는 그녀의 사심을 밝혔는데 그녀와 오리온에서 CJ로 함께 온 김성수 대표와 정태성 대표를 돕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다고 한다. CJ 오리온의 온미디어를 인수할 당시 오리온의 장수로 CJ에 절대 가지 않겠다던 김성수 대표와 다시는 월급쟁이를 하지 않겠다던 정태성 대표를 설득해 당시 CJ E&M과 CJ엔터의 대표로 추천했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녀는 영화의 몰입도에만 의존하지 않고 부수적으로 장애물이 될 만한 것들을 찾으려는 노력을 했다. 상영 전 세월호 사건이 연상될 수 있는지 영화 안의 모든 단어들을 점검하고 , 조금이라도 문제가 될 것 같은 단어들이 들어간 장면을 재편집하도록 설득했다. 그중 "이 바다는 피를 부른다"라고 하는 대사가 있었고 그녀는 이 장면을 영화 제작사들이 수정하도록 설득했다.
강점에 집착하기
또한 안 좋은 점에 집착하지 않고 이 시기를 활용할 강점을 찾기 시작했다. 그녀가 생각한 첫 번째 강점은 '명량'이 관객들에게 역사를 알려주고 올바른 역사의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역사에 포커스를 맞추고 스토리를 재밌게 풀어낼 수 있는 강사를 찾았다. 그 강사가 바로 설민석 강사였다. 그에게 현장 시사회 이벤트로 사전 특강을 부탁했다. 이순신 장군님과 원균의 관계나 이순신 장군과 일본 장군의 에피소드 같은 것들을 영화에 다 담을 수 없기에 역사적 배경 설명을 부탁하여 이에 대해 관객들이 입체적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그는 나중에 이를 여러 사람이 볼 수 있게 인터넷에도 올리기도 했다.
또한 그녀는 누가 그 제품을 가장 좋아할 것인지를 먼저 파악했다. '명량'은 어디까지나 전쟁과 군사들의 이야기이기에 '군인'의 측면으로 먼저 접근했다. 이순신장군님은 해군을 뛰어넘어 육해공 모두가 좋아할 만한 영웅이다. 아니 전 세계적으로 좋아할 영웅이다. 그녀는 해군, 육군, 공군의 각 장군을 초대해서 시사회를 열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군인은 60만명 정도다. 장군들이 시사회를 통해 감동받으면, 뒤에 요직으로 돌아갔을 시 정신교육과 관련하여 분명 이 영화를 떠올릴 것이며,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려 할 것이고 이는 부하 장교들을 통해서 계속해서 퍼져나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이는 자연스레 사병까지 이어지고 이에 대해 많은 명량 홍보위원이 생길 것으로 예견했다. 그리고 여성들을 타겟팅 했다고 한다. 이 부분에 대해 자세히 나와있지 않아 어떻게 마케팅을 했을지 궁금하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노희영 님은 여성들을 타겟팅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하신다. 왜냐하면 여성들이 맛이나 경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좋으면 남에게 더 이야기하고 추천하고 온라인에도 많이 공유하기 때문이라고 하신다. (인터뷰 참고, 특히 젊은 여성들을 확산의 허브라고 하셨다). 명량 여성 마케팅 부분에 대해 궁금했지만, 자세히 쓰시지 않았기 때문에 나였으면 어떻게 했을지에 대해서 고민했다.
40~50대 여성들을 대상으로는 먼저 나는 교육적인 측면에서 접근할 것이다. 엄마들이 자녀들 교육적인 측면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 신경을 많이 쓰는 점을 생각했다. 어렸을 때 어머니들이 위인전을 많이 사준다. 위인전보다는 영화가 접근성이 좋다. 접근성이 좋은 영화를 통해 이 영화를 보는 것은 여가와 교육적인 측면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이를 강조할 것이다. 그리고 가족적인 측면에서 접근하여 온 가족이 다 같이 볼 수 있는 영화라는 것을 강조할 것 같다.
사실 젊은 여성들에게 어떻게 접근할지가 더 고민이 된다. 전투의 장대함과 위대한 영웅적인 측면보다는 감정적인 접근이 나을 것 같다. 우리가 힘든 시기에 가져야 할 마음가짐, 두려움 속에서 피어나는 담대함, 외로움, 두려움, 수많은 사람들의 반대 앞에서 그 자리를 지킨 사람의 측면에서 접근할 것이다. 포스터의 문구를 예를 들어 만들어보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이 볼만한 영화
외롭거나 주위에 아무도 없다고 느껴질 때 볼만한 영화
힘든 시기 속에 나 자신을 잃지 않는 법
등 이런 감정적인 요소를 통해 접근할 것 같다. 사실 이런 안 좋은 감정적인 접근만이 떠오른 이유가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상황과 비슷하기 때문에 이런 생각만 든 것일 수도 있다. 나는 지금 행복하긴 한데 남들이 겉으로 보는 상황자체는 안 좋기 때문이다.
영화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대흥행이다. 아무도 명량을 떠올릴 때, 세월호와 연관된 것을 떠올리지 않는다. 사실 이 점은 사람들이 세월호 발생지점 자체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점과 명량의 배경이 된 장소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이 큰 이유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장애물에 집착하지 않고, '그 속에서 좋고 긍정적인 점을 찾으며 어떻게 장애물을 피해 갈 수 있을까?'를 계속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또한 '실제로 겪는 것과 우리의 예상은 너무나 많이 빗겨 나간다'라는 것 또한 알 수 있다.
전체적인 후기
이 책을 통해 되게 많은 것을 느꼈다. 특히 책을 읽으며 궁금한 내용도 더 찾아보면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뭔가 더 좋은 방법이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안될 때는 자신의 직책을 걸고 우기는 식의 방식을 사용하셨다는 것을 보면서, '사람이 많은 조직에서는 역시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이 되기는 어렵구나'라는 것도 느끼고, 의견통일이 안될 때는 리더가 어느 정도 확신을 갖고 밀어붙이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뭔가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면서, 좀 더 내가 생각하고 볼 수 있는 시야가 한 층 넓어짐을 느꼈다. 다들 브랜딩에 대해 고민하시거나 어느 지점에서 막힐 때, 이 책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책도 정말 잘 읽힌다. 머리도 환기시키며 좀 더 넓은 각도의 시각을 가지실 수 있을 것 같다. 끝으로 노희영 님 정말 존경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저작권 요소들>
국제시장 포스터 - By K필름,
명량 포스터 -By 리얼라이즈픽쳐스(주), 씨제이이앤엠(주)
광해 포스터 - By 리얼라이즈픽쳐스(주), 씨제이이앤엠(주)
설국열차 포스터 By 모호필름, 오퍼스픽쳐스, CJ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