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아침을 지나
노란 꽃길을 걷습니다
밤을 통과한 빛은
더 낮은 곳으로 흐르고
보이지 않던 자리에도
은은하게 스며듭니다
그 숨 마주하고
이제야 비로소
멈춰 서서
눈을 뜹니다
생명은
늘 낮은 곳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낮은 곳에서부터
환하게 번지는
우리
흙 속에 자신을 묻고
계절을 견디며
때가 차면
빛으로 응답하는
그대
오늘 살아 있음
부활은
먼 이야기가 아니라
식어가는 일상에
다시 불을 지피는 호흡입니다
넘어졌던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는 힘
놓아버렸던 마음을
다시 붙드는 손
그것이 은혜인지
아직 다 알지 못해도
그 모를 신비가
무거운 무릎을
가만히 밀어 올립니다
낮은 곳까지
기어이 내려오신 그 사랑이
끝내
우리 안에 꽃등을 켜실 것을
어렴풋이 믿어봅니다
그래서 오늘도
노란 숨결 사이로
나를 얹습니다
그대와 나
다시 피어나는
봄입니다
사진= 황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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