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배달로 코로나 극복!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었을 때, 어린이집 운영자로서 겪었던 어려움은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었습니다. 매일 아침 밝은 얼굴로 어린이집 문을 열며 아이들을 맞이하던 일상이 순식간에 멈춰버렸습니다. 특히 영아기 어린아이들을 보육하는 가정어린이집은 숨쉬기도 힘들 정도로 극도의 긴장감과 공포감마저 들었지요.
유치원과 학교는 휴원하기도 했지만, 특성상 완전 휴원을 할 수 없었으며, 부모님들의 선택에 따라 가정 보육을 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기도 하고, 가정 보육이 어려운 아이는 안심 보육을 빈틈없이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아이를 맡기고 일터로 향하는 부모님의 뒷모습에서는 슬픔이 느껴졌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지? 하루하루 외줄 타는 심정이었지요. 하지만 저는 어떤 힘든 상황이 닥치더라도 용수철처럼 강하게 튀어 오르는 외유내강의 소유자였기에 침착하게 대응하며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잠깐 가정 보육을 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만약 이 황상이 좋아지지 않아 장기간 결석하게 됐을 때 부모님 입장에서 생각해보았습니다. 실제로 계산이 빠른 부모는 양육 수당으로 지원받겠다는 의사를 표현하는 분들도 있다는 정보를 접하게 되었지요. 연로하신 조부모님하고 같이 사는 가정은 더욱 불안해 하며 무언가 석연찮은 기색을 감지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장기 결석하는 아이 부모님께 마음이 가장 불편했던 것 중의 하나는 보육료 결제를 요청하는 것이었습니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간절히 기도하며 지혜를 얻었습니다. 오로지 저는 원장으로서 이 어려운 시기에 부모님들과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간절한 고뇌 중에 문득 하나의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그것은 바로 영아들의 점심 도시락 배달이었습니다. 저는 즉시 교직원 회의를 소집하여 의논했습니다.
"선생님들, 정말 힘드시지요. 고생이 많으십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오늘 회의를 소집한 이유는 다들 아시겠지만, 코로나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우리 어린이집도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네, 원장님. 아이들의 안전이 최우선인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우선,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스크 착용, 손 씻기, 소독 등 기본적인 것부터 확실히 합시다. 그리고 제가 생각해 낸 아이디어가 있는데, 바로 영아들의 점심 도시락 배달입니다."
"도시락 배달이요? 좋은 생각이긴 한데, 음식물 외부 반출로 인한 부작용이 걱정됩니다."
저는 부정적인 생각을 차단했습니다.
"물론 부작용이 걱정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철저한 위생 관리와 안전한 배달 방법을 마련한다면 충분히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평소 저를 잘 따르던 선생님께서 눈치 빠르게 말씀하셨습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도시락 배달이 부모님들께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우리 아이 키울 때 밥 챙겨 주는 것이 가장 힘들었거든요. 정말 필요한 서비스라고 생각됩니다."
"네 배달은 제가 직접 할 것입니다. 선생님들께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준비하는 것만 조금 도와주세요."
"맞아요. 우리 모두 협력해서 이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해 봅시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합시다."
저는 음식 담을 그릇부터 구매하고 소독까지 완벽하게 끝냈습니다. 조리사님께도 더욱 신경 써서 조리해 줄 것을 부탁드리고 조리사님도 흔쾌히 따라주셨습니다. 부모님들께는 전화로 저의 뜻을 전달해 드리고 동의를 구했습니다. 저는 따뜻한 도시락을 전달하기 위해 아이들 점심시간에 맞추어 배달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부모님 중에는 부담스러워하시는 분도 계셨지만, 지나면서 아이들이 원장님 도시락을 기다린다며 좋아하셨습니다.
"어머니, ㅇㅇ이 도시락 잘 먹었나요?"
"그럼요. 제가 해주는 것은 잘 안 먹는데 어린이집 도시락은 맛있나 봐요. 엄청나게 잘 먹어요. ㅎㅎㅎ"
"다행입니다."
이렇게 도시락 배달은 즐거운 일과 중의 하나였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교직원의 적극적인 협조에 감사한 마음도 컸습니다.
도시락 배달을 시작한 후, 학부모님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습니다. 예상했던 부작용은 전혀 발생하지 않았고, 오히려 부모님들께서 감사의 마음을 전해오셨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불안해하는 부모님들을 안심시키며 혼신의 힘을 다한 덕분에 이탈자도 발생하지 않았지요. 이는 저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학부모님들께서는 이런 피드백을 주셨습니다.
"원장님, 처음 팬데믹이 시작됐을 때, 정말 걱정이 많았어요.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안전하게 지낼 수 있을지, 그리고 집에서 돌보는 게 가능한지 막막했죠. 하지만 어린이집에서 점심 도시락 배달을 시작하면서 큰 도움이 됐어요. 원장님이 항상 부모님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도와주려는 노력을 보여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원장님 도시락 배달 덕분에 아이들 밥 챙기는 일이 훨씬 수월해졌어요. 그리고 원장님과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철저한 위생 관리를 해주셔서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어린이집에선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는 소식도 들렸지만, 우리 어린이집은 그런 일이 없었어요. 정말 자랑스럽고 감사한 일이죠."
이런 노력으로 가정 보육하던 아이들도 점차 등원하기 시작하면서 안정감을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어려움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저를 더욱 불안하게 했던 것은 코로나가 처음 발생했을 시점이 원아 모집 기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원아 모집은커녕 재원생 중에 퇴소하겠다는 아이가 발생하면 어쩌나 노심초사하면서 하루하루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견뎠습니다. 영아들은 다소 늦게 입소 문의 전화가 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입소 상담은 전무했기에 개원 이래 가장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초긍정의 힘으로 위기 극복을 위한 도시락 배달과 함께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인 덕분인지 4~5월이 되면서 한명씩 입소문의 전화가 오기 시작해 비교적 빨리 정원을 채우는 기적을 이루었습니다.
그 순간의 안도감과 기쁨, 그리고 감사함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요?
도시락 배달이라는 아이디어로 위기를 극복하고, 우수한 성적표를 받은 것 같은 보람과, 가장 값진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이렇게 부모님들의 적극적인 사회적 거리 두기 협조 덕분에 우리 어린이집에서는 안정된 보육과 함께 2년 이상 코로나 환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명예를 더했지요. 저의 능력은 미약했지만, 선생님들과 부모님들의 협조덕에 가능할 수 있었습니다.
점심 도시락 전달하는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