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lcarra and Buntzen Lake
밴쿠버에 살면서 가장 감사한 것은, 도시의 편리함과 광활한 대자연이 불과 몇 십 분 거리에 공존한다는 사실입니다.
그중에서도 제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주는, 바다와 호수를 품은 두 곳의 감성 포인트를 소개할까 합니다.
바로 벨카라 레크리에이션 파크(Belcarra Regional Park) 와 번츤 레이크(Buntzen Lake) 입니다.
https://maps.app.goo.gl/DiTDJjXZUaxudHhPA
벨카라는 바다와 공원이 한데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선사하는 곳입니다. 그저 '바닷가'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풍요로운 공간이죠.
푸른 잔디가 깔린 공원은 마치 잘 다듬어진 정원처럼 평화롭습니다. 이 공원 끝자락에서 바다로 살짝 뻗어 나간 길지 않은 데크는 이 풍경의 화룡점정입니다. 데크에 서면, 바다 건너편으로 멀리 노스 밴쿠버의 산과 집들이 아련하게 시야에 들어옵니다.
이 모든 요소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밴쿠버 특유의 여유롭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벨카라 데크는 특히 캐나다의 명물, 던저니스 크랩(Dungeness Crab) 을 잡는 게잡이 명소로도 유명합니다. 낚싯줄 대신 게 통발을 드리우고 느긋하게 바다를 응시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캐나다의 삶의 속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여름날에는 데크 위에서 시원하게 바다로 뛰어드는 다이빙을 즐기는 이들도 많습니다. 바다임에도 불구하고 파도가 세지 않아 패들보드(Paddleboard) 를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입니다.
무엇보다 벨카라의 잔디밭은 여름철 바비큐 파티의 성지입니다. 푸른 잔디 위에서 지글지글 고기 굽는 냄새와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어우러져 더할 나위 없는 휴양지의 기분을 만끽하게 해줍니다.
다만, 오래전부터 주차가 유료이고 주차 공간이 넉넉하지 않으니, 이 점을 꼭 염두에 두고 일찍 움직이셔야 합니다.
https://maps.app.goo.gl/GK78gCqSrouo1aTf7
벨카라가 바다의 시원함이라면, 번츤 레이크는 호수가 주는 고요함 속에 역동적인 자유가 공존하는 곳입니다.
번츤 레이크는 성수기 때 그 인기가 엄청나서, 이곳의 반일권 또는 전일권 예약은 전날 아침 7시, 문자 그대로 '번개 같은' 속도로 매진됩니다. 예약 사이트가 열리자마자 1분도 채 안 돼 마감되는 이 치열함이 번츤 레이크의 매력을 반증하죠.
공원 입구에서는 직원들이 예약 QR 코드를 철저히 확인하고 입장시킬 정도로 관리가 엄격합니다.
잔잔하고 투명한 호수 주변에는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휴식과 낭만을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가족들은 수영을 즐기고, 반려견들은 신나게 물놀이를 합니다.
패들이나 카약을 띄워 호수 저 먼 끝까지 모험을 떠나는 이들도 있습니다.
멋진 폼으로 호수를 시원하게 가로지르는 수영 선수 같은 사람들도 눈에 띄죠.
호수를 감싸고 있는 숲길은 트래킹 코스로도 유명해, 자연 속에서 사색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번츤 레이크는 단연 포트무디와 코퀴틀람 지역 주민들에게는 최고의 자연 놀이터입니다. 20분 남짓한 거리에 이토록 아름답고 관리가 잘된 자연 공원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이, 타 지역에 사는 저로서는 그저 부러울 따름입니다.
바다와 호수,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두 곳은 밴쿠버의 감성을 이야기할 때 절대 빠질 수 없는 곳입니다.
여러분도 잠시 복잡한 일상을 내려놓고, 이곳에서 자연이 주는 위안과 낭만을 만끽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