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더 많아지는 공간
유럽에 언젠가 여행하는 날이 온다면,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 세계 대전과 관련된 박물관 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시간을 내서 오란제호텔에 가보기로 했다.
오란제호텔 박물관은 네덜란드 스헤브닝겐(Scheveningen)에 위치한 중요한 역사 유산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 점령군에 의해 사용된 감옥 건물을 보존하고 있는 장소이다. 이 박물관은 암스테르담, 헤이그 등에서 활동한 네덜란드 저항운동가들과 정치범들이 수감되었던 장소로, 이들의 용기와 희생을 기억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설립되었다.
오란제호텔이라는 이름은 당시 수감자들이 네덜란드 왕실의 상징색인 ‘오렌지(Oranje)’를 딴 것으로, 자유를 향한 열망과 민족적 자긍심을 담고 있다. 이 감옥에는 약 25,0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수감되었으며, 그 중 다수가 심문, 고문, 그리고 사형을 당했다. 감옥 내부에는 사형 집행이 이루어진 ‘죽음의 회랑(De Doodencel)’과 같은 특별한 방이 보존되어 있으며, 실제 수감자들이 벽에 남긴 글귀와 기도문, 시 등이 원형 그대로 남아 있어 당시의 긴박하고 절박했던 분위기를 전한다.
박물관은 단순한 감옥 견학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방문자는 안내 오디오를 통해 각 방의 용도와 당시 수감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며, 일부 공간에서는 가족과 떨어져 감옥에 갇혔던 사람들의 편지나 증언 영상도 만나볼 수 있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자유의 소중함과 민주주의, 인권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되새기게 된다.
이 방에서 멍하니 있다보니 나도 모르게 이 곳에 내가 있었다면 어떤 기분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했다. 내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공기, 햇볕 그 모든게 소중해지게 만드는 공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