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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영하 Dec 19. 2023

유튜브, 넷플릭스와 이별했다:도파민 중독 해방기

강제로 디지털 디톡스, 도파민 중독 해방 해보기

어제의 나: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노예였다

 

    나는 유튜브 쇼츠와 동영상에 미쳐있었고, 넷플릭스에서도 그 주에 나온 영상은 한번에 몰아봐야 직성이 풀렸다.

    오징어 게임, 더 글로리, 등등 공개 되는 순간 몰아봤기 때문에, 회사에 출근해서 이야기를 나눠보면 결말을 아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유튜브 분야에서도 단연 내가 최고였다. 그 당시에 유행하는 밈을 모르는게 없었고, 모든 직장인 동료들의 알고리즘의 합집합은 나였다.


    강제로 디지털 디톡스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유튜브에서 과다 사용이 발생하면 알림을 주는 기능도 사용했었다. 그러면 뭐해. 과다 사용 알람이 뜨더라도 그냥 무시하고 다시 쇼츠의 늪으로 빠져버렸다




     (아이폰에서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원래 스크린 타임에 안나오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략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하루에 사용하는 시간이 출퇴근 길 왕복 2시간, 퇴근해서 밥먹으면서 1시간, 자기 전에 침대에 누워서 최소 1시간. 도합하면 기본 4시간이었고, 일하면서 귀에 이어폰을 꼽고 일하는 시간까지 합하면 하루에 6시간은 기본이었다.


    정말 한시도 핸드폰과 떨어지지 않는 것 같았다.


    처음으로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삭제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시점은, 지하철에 탔는데 정말 한명도 빠짐없이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있는 광경을 목격했다.


    나도 원래 그중에 한명이었겠지만, 제 3자의 시선에서 그들을 찬찬히 둘러보니, 너무나도 답답해보였다


    회사에 출근해서도 들여다보는 모니터, 퇴근해서도 집에와서 보는 티비.


    잠깐이라도 이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세계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오늘의 나: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무작정 삭제했다

    그래서 그냥 무작정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핸드폰에서 삭제했다.


    (잠깐이라도 광고를 보는 시간도 못참아서 유튜브 프리미엄까지 구독하던 나였지만, 프리미엄 요금제도 물론 탈퇴했다!)


생각지 못한 변수를 만났다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삭제했을때 어떤 변수들을 만날 수 있을까 생각은 해봤었다.


    출퇴근 할때 너무 지루해서 다시 어플을 설치하는 내모습.
    그 주에 너무나도 재밌는 시리즈가 넷플릭스에 공개되어서 안절부절하는 내 모습.


   근데 너무나도 웃기게도 내가 가장 먼저 다시 어플을 설치하고 싶은 순간은 이런 순간이 아니었다.

   

   바로 내가 듣고 싶지도 않은 이야기들도 들어야한다는 것이었다.


   우선 어플을 삭제하고 가장 먼저 내가 해야했던 일은 축장 때문에 혼밥을 하러 식당에 가야 했다.  근데 옆에 사람들이 이야기 하는것이 너무 잘들렸다. 이야기 정도면 재미라도 있지, 옆에 앉으신 분이 쩝쩝거리는 입소리가 너무나도 잘들렸다.


    이게 바로 유튜브의 순기능인걸까..



모든 것이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번째 단점은 내가 예상했던 대로였다.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았다. 요즘 도파민 중독이라는 단어가 정말 유튜브, 인스타, 네이버는 물론이고 책의 제목에도 많이 사용될 정도로 관심을 받는 주제인 것으로 보인다.


   근데 아마도 내가 그 도파민 중독자였던 것 같다.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없는 세상은 정말 2배로 늘어났다. 넷플릭스 한편이면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던 출퇴근 길도 이렇게 길었나 싶었고, 업무 시간도 멈춰버렸다.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래서 유튜브와 넷플릭스에 우선순위에 밀려나 있었던 책을 다시 찾아보기 시작했다. 


   책장에 쳐박혀 있던 [정재승의 과학콘서트] 책을 꺼내서 읽었다. 오랜만에 책을 읽으니까 너무 재밌었고, 책을 한장한장 사락 넘기는 그 촉감도 좋았다


    출퇴근길에는 책을 들고 다니기 무거워서 밀리의 서재라는 어플을 처음 깔아봤다.


   모든 책이 전자책으로 있는건 아니어서 불편하긴 했지만, 이만하면 내가 읽고 싶은 책들이 꽤 많이 있었다. 책을 읽다가 자리가 생겨서 앉으면 잠들어버릴때가 많았지만, 그래도 넷플릭스 보느라 눈감는 것도 까먹어 안구건조증에 걸려버린 지난 날보다는 훨씬 나았다.


   


    그러다보니, 이제 내 스크린타임은 밀리의 서재가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스크린타임 신흥 강자의 등장이요!


물론 밥친구로는 그대로 두었다


    현실 가능성을 생각해서 밥친구로는 두었다. 밥먹는 순간까지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없다면 아마 나는 이걸 도중에 그만두고 싶어질지도 모르기 때문에, 나의 숨구멍이라고 생각하고 하루에 한시간은 원래의 루틴대로 두었다.


주변의 소리를 즐기기로 했다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삭제한지 일주일 정도가 지났을 즈음인가. 이제는 자극적인 동영상이 없는 시간에 익숙해져 버렸다.


    그때부터는 주변의 잔잔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낙엽이 후둑후둑 떨어지는 소리도 들렸고, 바람 소리도 너무 좋았다.


    물론 가장 좋은 점은 차들이 오는 소리가 잘들렸다.


    이전에는 위험한걸 알지만, 지루한 것을 못참아 길을 걸으면서 이어폰을 꼽고 걸었는데 이제는 전기차가 와도 저 멀리부터 멀찌감치 알아차릴수 있다


    출퇴근길에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도 이제는 즐기기 시작했고, 사람들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내일의 나:

다시 지루해서 깔지도 모른다. 하지만 !

    솔직히 말해서 계속 이렇게 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유튜브의 순기능이리고 하자면, 이제는 네이버 못지 않은 검색 플랫폼으로 자리잡아버렸고, 영어공부, 음식 레시피를 찾을때 너무나도 유용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한! 최대한! 늦게 깔아보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렇게 회사에서 집중을 잘했나 싶고, 출퇴근 시간에 이렇게 많은 책을 읽을 수 있는 줄 몰랐기 때문이다.


    요즘 내가 출퇴근하면서 많이 하는 생각은, 내 옆에 길을 걸어가는 20-30대와 60-70대 분들을 봤을때 전부! 20-30대는 귀에 이어폰을 꼽고 있다. 60-70대 분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시고도 먼 도착지까지 가시곤 한다.


   불과 10년전만 하더라도 핸드폰 없이 잘만 살았던 것 같은데, 이제는 핸드폰이 난지, 내가 핸드폰인지 모르겠는 지경이기때문에, 이렇게 의도적이게라도 나와 핸드폰을 좀 분리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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