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등대 Sep 07. 2022

때론 의도치 않은 곳에서 빛을 발견한다

때론 의도치 않은 곳에서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요즘 나의 루틴은 집 > 도서관 or 카페 > 집이다.

하루 종일 말을 하지 않는 날이 익숙해진 요즘, 브랜딩의 방향성을 잃어가고 외로움은 점차 커져간다.

어제는 혼자서 견뎌내는 건 힘들 것 같아 친한 형에게 SOS 요청을 했다.

전화를 걸어 5분만 시간을 빌려줄 수 있느냐는 나의 부탁에 형은 흔쾌히 마음과 시간을 내주었다.


글로만 풀어내었던 외로움과 힘듦을 사람에게 얘기하는 건 오랜만이었다.

두서없는 말에 헛헛한 웃음을 곁들여 서두를 떼었고 형은 그런 내 얘기를 묵묵히 들어주었다.

진심으로 내 얘기를 들어주니 헛헛한 웃음 뒤에 있던 마음의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처음 부탁한 5분은 10분이 되었고 어느새 30분을 넘겼다.


그 시간 동안 묵묵히 얘기를 들어주던 형은 두서없이 뱉어낸 내 말들을 정리해주며 이렇게 얘기해줬다.

"너는 정말 재주가 많아. 그 많은 재주 중에 너가 하나를 선택해서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보단 너의 재능을 다 보여주고 사람들이 그중에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게 해 주면 어때? 그니깐 너가 날카롭게 제시하는 대신 고객이 너의 날카로움을 선택할 수 있게 해주라는 거야."

머릿속에 가득 차 있던 물음표들이 느낌표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뫼비우스의 띠에 갇혀 있던 생각들이 하나씩 길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그 뒤론 일사천리로 생각이 정리가 되었다.


최악의 날로 기억될 뻔했던 하루가 최고의 날이 되었다.

혼자서는 할 수 없었던 생각이었다. 그렇기에 의미가 컸다. 


요즘은 유튜브를 보더라도 이 사람이 잘 된 이유를 생각하며 보게 된다.

그렇게 분석한 몇 명의 대형 유튜버들의 공통점은 시청자들에 의해 컨셉이 잡혔고 그 컨셉을 똑똑하게 유지하고 발전시켰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뾰족한 컨셉을 가지고 나오지 않았다. 하다 보니 별명이 붙었고 그 컨셉을 살려 상호 소통하는 관계를 구축해나갔다.

물론 처음부터 뾰족한 컨셉을 가지고 나온 유튜버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그 업계에서 프로였고 사람들의 니즈와 겹치는 지점을 잘 파악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난 프로처럼 뾰족한 컨셉으로 만족시켜주고 싶었던 것 같다. 고객지향성을 추구하면서 뾰족한 컨셉을 가지다니. 여기서부터 모순이었던 것 같다. 프로라는 말에 담긴 자존심을 버리지 못했다. 글만 번지르르하게 쓰는 아마추어였던 것이다. 


이 지점을 스스로 받아들이고 나니 빨리 실행해 보고 싶어졌다. 너무 재밌을 것 같아서 심장이 두근두근 거린다. 


알을 깨고 나올 수 있게 도와준 형에게 감사함을 전해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두 번 다시 하지 말아야 할 3가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