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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학 May 31. 2024

야생화 이야기

16 천마괭이눈, 흰털괭이눈, 선괭이눈, 산괭이눈, 애기괭이눈


야생화에 괭이밥만 있는게 아니고 괭이눈 가족도 있다. 천마괭이눈, 흰털괭이눈, 선괭이눈, 산괭이눈, 애기괭이눈 외에도 괭이눈, 누른괭이눈, 가지괭이눈 등, 국생종에 기록된 괭이눈 만도 11종이다. 괭이밥 이름의 유래가 고양이가 먹는 풀이라면 괭이눈 가족은 꽃 속에 담긴 종자가 고양이눈을 닮아 붙은 이름이다. 괭이눈 가족은 보통 3월 말쯤 꽃이 핀다. 


괭이눈 가족은 씨를 퍼뜨리는 방법이 특이하다. 5~6월 경 작은 술잔 같은 꽃 안에 씨앗이 담기는데 비가 내리면 빗물의 충격에 씨앗들이 튕겨나간다. 그럼 빗물을 따라 씨앗이 더 멀리 퍼져나간다. 


천마괭이눈은 내가 사는 동네의 산, 천마산에서 제일 먼저 발견되어 천마괭이눈이다. (내 저서에 천마산의 야생화 얘기를 담은 야생화 입문서 <천마산에 꽃이 있다>가 있다.) 꽃이 작아 매개 곤충을 유혹하기 위해 꽃받침조각과 포엽까지 그라데이션으로 샛노랗게 변하는 특징이 있어 금괭이눈이라고 불렸으나 몇 해 전 원래의 이름을 회복했다고 한다. 계곡의 습한 바위를 좋아하는데, 보름 정도 노란색을 유지하다가 수정이 끝나면 녹색으로 변한다. 괭이눈 가족의 대표적 특징이라면 꽃잎은 없고 꽃받침이 꽃잎처럼 수술을 에워싼다. 

천마괭이눈: 포엽까지 샛노랗게 변한다. 그래서 금괭이눈이라 불리기도 했다.

흰털괭이눈도 얼마 전까지 흰괭이눈으로 불렸다가 이름이 변했다. (왜들 이름을 바꾸느라 난린지. 머리 나쁜 사람 헤매게) 줄기와 무성지(꽃이 달리지 않는 잎)에 흰털이 많고 포엽이 천마괭이눈처럼 샛노랗게 변하지는 않는다. 

흰털괭이눈: 포엽은 녹색을 유지하며 줄기에 흰털이 무성하다

선괭이눈. 서식지가 북부 쪽이라 만나기가 쉽지 않다. 주로 강원도 고산에 산다. 천마괭이눈과 비슷하나 전체적으로 색이 옅고 형광빛이 돌며 포엽의 갈라짐이 촘촘하다. 

선괭이눈: 포엽의 피침이 촘촘하다. 다른 꽃들은 무디다
선괭이눈(설중화): 색이 밝고 형광빛이 있다. 환한 곳에서는 투명하게 보인다.

산괭이눈도 중북부 이북에서 살지만 서식지가 한정적이지는 않다. 다른 괭이눈과 달리 꽃받침 조각이 바깥쪽으로 젖혀있다. 

산괭이눈: 흰털괭이눈과 비슷하나 꽃받침조각이 밖으로 젖혀있다.

애기괭이눈은 이름처럼 제일 작다. 다른 괭이눈 가족과 달리 꽃줄기 하나에 꽃이 한두 개씩만 피며 천마괭이눈처럼 계곡의 습한 곳을 좋아한다. 

애기괭이눈: 꽃이 제일 작다. 꽃줄기 하나에 꽃이 한두 개만 피고 꽃받침조각이 녹색이다.

* 괭이눈은 영광에서 처음 발견되었다고는 하나 실물을 본 일반인은 없는 듯하다. 누른괭이눈은 천마괭이눈과 전체적으로 흡사하고 무성지에 무늬가 있다. 가지괭이눈은 산괭이눈처럼 꽃받침조각이 바깥으로 젖혀있다. 다만 꽃 전체가 녹색이며 노랗게 변하지 않는다.

가지괭이눈: 산괭이눈과 비슷하나 전체적으로 녹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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