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쓴풀, 대성쓴풀, 네귀쓴풀, 자주쓴풀
대성쓴풀이 있는 검룡소 입구 안내소엔 이런 글이 붙어 있다. “대성쓴풀은 대덕산에서 처음 발견되었는데 대성산으로 착각해 대성쓴풀이라 이름이 붙었다.” 이 글을 읽고 있는데 안내원도 한 마디 덧붙인다. “앞으로는 대덕쓴풀로 불러주세요.” 쓴풀, 개쓴풀, 네귀쓴풀, 자주쓴풀, 큰잎쓴풀. . . 쓴풀 속은 종류도 많지만 대성쓴풀만큼은 흐름이 조금 다르다. 쓴풀 중에서도 유일하게 대성쓴풀 속으로 분류되어 있는데다 멸종위기 2급으로 분류될 만큼 귀하디 귀하기 때문이다. 발견된 곳이 대덕산이라지만 지금은 검룡소 입구와 정선 쇄재에 몇 송이 피어있는게 고작이란다. 늦여름, 초가을에 피는 쓴풀 속 식물과 달리 대성쓴풀만큼은 4월부터 피기 시작한다.
대성쓴풀은 아주 작고 볼품없는 풀꽃이다. 꽃은 크기가 1cm도 되지 않고 키도 작아 어지간해서는 눈에 띄지도 않는다. 그래도 귀하고도 귀한 꽃이라니 한 번쯤은 보고 싶었다.
쓴풀 속에서 제일 아름다운 꽃은 네귀쓴풀이겠다. 1000미터 이상의 고산 정상부근에서나 볼 수 있으니 대성쓴풀만큼은 아니어도 어지간히 귀한 꽃이다. 흡사 도자기로 빚은 듯해 “본차이나”라는 별명까지 있다. 나도 오로지 이 꽃을 보기 위해 설악산 대청봉에 오를 정도였느니 오죽하겠는가만, 한 번 보면 자꾸 눈앞에 어른거릴 정도로 아름다운 꽃이다.
자주쓴풀은 상대적으로 보기가 쉬운 편이나 말 그대로 상대적이다. 쓴풀 가족은 하나 같이 서식지가 많지 않다. 키가 30cm 정도 되고 꽃이 자주색이다. 전체적으로도 검은 자줏빛이 돈다. 꽃이 피는 시기가 9월 말, 쓴풀 가족 중에서도 가장 늦은 아이다. 그래서인지 꽃말도 “지각”이다.
쓴풀, 개쓴풀, 큰잎쓴풀은 모양이 자주쓴풀과 대동소이하다. 쓴풀은 꽃이 흰색에 자주줄무늬가 있다, 개쓴풀은 쓴풀과 거의 같은 모양이나 꽃 안에 조름나물처럼 긴털이 빽빽하다(쓴풀속은 용담보다 10배는 쓴맛이 강하다지만 개쓴풀은 쓴맛이 없다. 그래서 개쓴풀이다). 큰잎쓴풀은 자주쓴풀 중에서 잎이 큰 종류를 가리킨다.
+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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