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야, 안녕?
공
오래전 키우던 햄스터 ‘졸리’양이다.
녀석은 사람을 등지고 둥글게 몸을 말아 제 먹이를 감추곤 했다.
아몬드라도 몰래 먹고 있는 모양이다.
내가 뺏어먹게 생겼나? ‘ㅛ‘
지키고자 하는 마음은 본능적이다.
둥글게 말아 지키는 몸,
둥글게 말아 견디는 삶.
아홉 살이던 딸아이가 친구네 집에서 다짜고짜 데리고 왔던 녀석이다.
키우는 일에 지쳐있던 나는 더 이상의 생명이 집에 있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예쁘게 생겨서 봐줌.
…막상 잘 놀아줌.
졸리양은 2년 남짓 우리 집에서 무전취식 하다가,
무더위가 끔찍했던 어느 여름날 햄스터 별로 떠났다.
만두
지난해 마지막 날, 새해를 앞두고 만두를 빚었다.
만두피 위에 속을 올리고, 양끝을 천천히 맞물려 동그랗게 말아준다.
너무 꽉 채우지 않으면서도 비어 보이지 않게-
욕심을 부리면 터지고, 덜어내면 허전해지는 그 경계마다 망설여지는 손.
만두는 내게 적당함을 가르친 후,
김이 오르는 뜨거운 찜기 안에서 서로 기대며 익어갔다.
모서리를 세우기보다 조금씩 말아 넣으며 사는 일.
서로를 누르지 않으며 둥글게 둥글게-
세상도 그랬으면 좋겠다.
욕망은 적당히 가감하고,
터지지 않을 만큼만 힘을 주고,
내가 그랬으면 좋겠다.
명랑한 딸과 섬세한 아들도
서로 반반씩 닮으면 좋으련만.
궁둥이
둥글게 몸을 웅크리고 있던 삼봉이.
늘 엄마하고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하던 너..
녀석을 귀찮게 굴 때면 ‘나 좀 건들지 말아라 ‘는 의미로 궁둥이를 들이밀었다.
둥글게 몸을 말던 삼봉이는,
공격이 아니라 방어를 택한 것일 테지만
순딩이가 저런 눈빛을 보낼때면 쫌 쫄렸다.
때로는 무심한 방어가 무참한 공격보다 날카로운 법.
(어이구 무서워)
장미모양이 그려진 빨간 담요는 삼봉이의 애착이불이었다.
잠이 많던 개르신은 특히 겨울이 되면 더 오랫동안 자고 일어났다.
최대한 자신을 둥글게 말고서.
빨간 담요는 아직도 우리 집 거실에 있지만 그 자리에 더이상 삼봉이의 온기는 남아있지 않다.
붉은 오목눈이
흔히들 뱁새라고 부르는 오목눈이 새다.
그중 ‘붉은 오목눈이’는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발견되는 흔한 토종새로,
숲 가장자리나 덤불 속에서 조용히 움직이다가 사람 눈에 띄면 금세 몸을 숨긴다.
재빠름이 무기라고 하던데,
내가 보기엔 치명적인 귀여움이 그들의 최고 무기다.
때로는 둥근 것이 강한 것을 이기는 법!
무조건 이긴다!
by. 예쁨
동요에서도 그랬다,
둥글게 즐기며 춤추며 살라고.
에피쿠로스도 말했다,
삶을 즐기라고-
*메인사진 출처 : Pinterest
*흰오목눈이 사진 출처 : bai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