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익어가는 중입니다
시가 불어와
by
예쁨
Oct 11. 2024
<익어가는 중입니다>
뜨거웠던 태양이 뉘엿뉘엿
감나무에 앉아 쉬어간다.
붉은 기 따라 단맛이 차오르고
푸른빛 열매에 온기가 번져간다.
촉촉한 단비가 토독토독
감나무에 떨어져 스며든다.
단단했던 껍질은 물렁해지고
꽉 찬 결실 받치느라 안간힘을 쓴다.
익어가는 감 따라
노릇노릇 익어가는 세상
천천히 영글어가는 인생은 달다.
그대의 삶도 익어가는 중
익는다는 것은 완결이면서 부활이다.
by. 예쁨
빨간 대추알이 대롱대롱 매달려있고,
통통한 알밤이 바닥에 나뒹굴고,
황금빛 벼들이 넘실대고,
곳곳에 가을이 맛있게 익어가는 중이다.
갑자기 들이닥친 가을에
미처 준비하지 못했던 감나무도
지각한 학생처럼 부끄러운 얼굴로 익어가는 중이다.
익는다는 것은
완전한 결말
일까?
아니면
다시 태어난 부활
일까?
단정 짓지 말자.
급하게 익은 과일은
떫고 어색한 맛이 난다.
충분한 햇볕을 쬐고
충분한 바람을 맞고,
충분한 물기를 머금어야
비로소 달콤한 열매가 된다.
급하지 않게
충분히 누려야
제대로 익는다.
나는 아직도 익어가는 중
가을을 구경하다
그만 다섯 잎 클로버를 발견했다!
존경하고 좋아하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소식에 기쁘고 감동스럽다.
대한민국에서 노벨문학상이 나오다니……!!!
행운
이 넘쳐나는 가을이로세~
이해할 수 있으세요?
이제 곧 생각할 수도 없게 되리라는 걸 알지만 나는 괜찮아요.
오래전부터 이렇게 바람과 햇빛과 물만으로 살 수 있게 되기를 꿈꿔왔어요.
- 내 여자의 열매 / 한강 -
keyword
감나무
완결
부활
55
댓글
23
댓글
23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예쁨
직업
시인
마음 서점
저자
예쁘다는 말은 언제 들어도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합니다. 미움 받을 용기는 없어요. 예쁨 받고 싶은 작가, <안 예쁨> 입니다.
구독자
156
제안하기
구독
작가의 이전글
단골카페가 있으면 생기는 일
반가운 손님들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