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오래된 친구에 대하여
같은 동네에 사는 20년 된 친구가 있다.
초등학교 땐 같은 동네에 살다가, 이후에 서로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가는 등 다양한 이유로 연락이 끊겼다.
그러다 대학생 때 다시 연락이 닿아 1년에 한 번씩은 만나는 소중한 친구가 되었다.
아무리 오랜만에 봐도 편한 친구가 있고, 불편한 친구가 있는데 나에게 이 친구는 그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는 친구이다.
1년에 한 번쯤 보지만 각자 어떻게 살고 있는지는 대충 알고 있어서, 그동안의 묵은 이야기보따리를 서로 풀다 보면 친구가 지내 온 타임라인이 내 머릿속에 펼쳐지곤 한다.
예전에 인터넷에서 그런 글을 본 적이 있다.
서로 살아가는 게 바쁘다 보니 1년에 2-3번 만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친한 사이일 거라고.
이제 30년이라는 길지도, 짧지도 않은 인생을 살다 보니 주변에 남은 친구들이 그렇게 많지 않다.
학생 때는 생일날 오는 연락, 놀고 싶은 날에 언제든 부르면 나오는 친구들이 항상 있어, 친구가 없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그 친구들은 모두 그 시기의 친구들이었음을 깨닫는 데는 무려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것 같다.
깨달음 이후엔 내 곁에 여전히 있어주는 친구들에게 더욱이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오랜만에 본 친구는 카페에서 일하고 있고, 나중에 카페를 차릴 거라고 했다. 그때의 그 반짝거리는 눈빛을 잊을 수 없다.
그 눈빛은 20대 대학생 때 어느 한 분야로의 꿈을 처음으로 가지게 되었을 때나 볼 수 있던 것이기 때문이다. (이젠 나에게선 찾을 수 없는)
카페를 차린다는 자신감과 용기도 정말 멋있었다. 한 편으로는 부럽기도 했다. 이미 안정된 틀 안에서 살고 있는 나와는 다른, 주체적인 삶이라 느껴졌기 때문일까?
그런 모습을 보니 나도 더 응원하고 싶어 졌고, 지금도 여전히 응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