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혼자 있는 시간이
조금씩 줄어들더니 이제는 조금도 남아있지 않다.
결혼 전 사회를 보는 친구 정장을 사주려 아웃렛을 방문했을 때
남자 점원이 결혼을 하면 인생의 반이 없어지고
아기를 낳고 나면 인생의 나머지 반이 사라진다는
우스갯소리를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단순한 농담으로 치부했는데 결혼 10년 차를 겪고 나니
마냥 우스갯소리는 아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지금은 눈을 뜨면서부터 가족들과 함께하고
출근하면 회사 직원들을 만나야 하고
집으로 돌아가면 다시 가족들과 함께 한다.
그러다 보면 가끔은 혼자 있고 싶어 진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누구도 신경 쓰지 않고 가장 무방비 상태의 모습으로
있고 싶을 때가 있다.
그게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닌 것 같지만
누군가의 남편으로 또 아빠로 그리고
직장인으로 살다 보면
생각처럼 오롯이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가만히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묻고 싶다.
너무 많은 생각 들과 너무 많은 사람들 틈사이에서
정작 물어보지도 귀 기울 이지도 못했던
나와의 고요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