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 말이 없다.

by homeross

타고난 달변가들 타고난 글쟁이들을 보면

어쩜 그리도 말을 조리 있고 재미나게 하는지

마치 콘서트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청중의 마음을 꿰뚫어 본 듯한 언변과

분위기에 따라 번뜩이는 애드리브

흡입력과 때로는 웃음포인트를 넣어가며

강약을 조절하는 유연함

정말이지 어떤 재능의 영역 보다도

글쓰기와 말하기 분야 또한

재능괴물들이 득실거리는 곳인 것 같다.


나는 글쓰기와 말하기를 좋아하지만

불행히도 그다지 재능은 없다.

재능만 부족하면 노력으로 채우면 되는데

천성이 게을러 그러지도 못하니 그야말로

가망이 없는 셈이다.


또 결정적으로 쓸 말이 없다.


삶에서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나

사건들을 겪을 때 나중에 글로 옮기면 되겠구나

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쓰려는 순간이 오게 되면

과연 내가 한 생각이 맞는 건가?

내가 느낀 것들이 그저 내 감정의 파편은 아니었을까?

그때의 생각과 지금의 생각이 좀 다른데 어쩌지?

등등의 이유로 망설여진다.


그러고 나니 쓸 수 있는 것들은

마치 회사에서나 하는

날씨가 좋다는 둥

오늘따라 멋지다는 둥 하는

스몰토크 마냥

매번 똑같은 것들만 남게 된다.


아마도 현재의 삶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

변함없이 반복되는 잔잔한 삶이기에

더욱 그런 것 같다.


삶이 다양하고 재미있어진다면

그만큼 쓸거리도 말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아질 테니 말이다.


이제부터 조금이라도 새로운 것들로

삶을 채워 나가야겠다.


조금이라도 재미있고 조금이라도

신나고 흥분되는 일들로

일상을 채워봐야겠다.


쓸 말이 생길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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