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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를 시작하며

초초보맘의 육아일기

by 지수연

똘이를 낳고 9개월이 흘렀다.

똘이가 첫 벚꽃, 첫 장마, 첫 폭염, 첫 낙엽, 첫 눈을 경험하며

봄에서 겨울이 됐다.

그동안 똘이는 병원에 입원도 해보고, 코로나에도 걸렸으며, 파란 하늘에서 쏟아지는 노란 은행잎을 구경하고, 손을 뻗어 소복이 내린 눈을 만져보기도 했다.

똘이를 키우며 정신이 하나도 없지만, 흘러가는 시간이 아까웠다. 모두 꽉 붙잡고 싶었다.

육아일기를 쓰지 않으면 모두 증발해 버릴 것 같았다. 평생 기억하고 싶은 순간들을 아깝게 놓치고 싶지 않아서, 기록으로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 일기를 쓰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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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밤 똘이를 위해 기도한다.

밝고 건강하게만 자라게 해달라고.

너무나 상투적인 이 기도가 내겐 더없이 간절한 바람이다.

바라는 것은 똘이의 안위뿐이다.

평범한 것이 가장 어렵다던 어른들의 말이 이해가 되는 순간이다.

그렇게 엄마가 되고 나이가 드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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