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일상에서의 스몰토크가 정말 빈번하다
길을 지나다가도 아웃핏을 보고 칭찬을 던진다거나
웅이 몸에 새겨진 타투를 보고서도 가던 길을 되돌아와
기어코 칭찬을 한 마디씩 던지고 가야 적성이 풀린 듯
표현을 참 자주, 잘하고 지낸다.
뉴욕으로 가면 도시 사람들이라 그런지 몰라도
체감상 엘에이에 비해 스몰토크 비중이 좀 덜한 것 같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한국에 비해 처음 보는 이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게 흔한 광경이다.
한국인의 피가 쌩쌩 넘치는 나로서는 미국의 거리에서 낯선 사람이 말을 걸어오면 대답이야 뚝딱 잘 하지만 상대방에게 질문을 다시 던지고- 핑퐁 치듯 대화를 술술 이어가는 건 어렵게 느껴지는 일이다.
모국어만큼 술술 흘러나오지 않는 언어의 장벽도 있겠지만 살아온 환경과 더불어 나의 성격 역시 한 몫하는 것 같다.
괜한 질문을 해서 상대방에게 부담이 되기도 싫고
상대방이 내게 질문을 던졌을 때 답하고 싶지 않은
주제라면 얼굴 앞에 두고 거절하기도 미안할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속 시원하게 ‘아니요, 그건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인 것 같네요’라고 (사실 이렇게 말하는 게 미국사회에서는 무례한 답변은 아니지만, 왜냐하면 애초에 이렇게 질문을 많이 한다. ‘대답하기 어려우면 하지 않으셔도 되지만, —-를 물어봐도 될까요?) 상대방을 당황시키거나 분위기가 어색해지는 대답이 아닌 재치와 유머를 발휘하는 좋은 화법으로 대답을 하면 좋겠지만 나도 모르게 등장하는 나의 FM적인 뇌회로의 반응속도는 아직은 미국인의 스몰토크의 흐름에 몸을 맡길 준비가 덜 된 것 같다.
일 년을 더 살고 나면 좀 더 스몰토크에 익숙해질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스몰토크를 잘하는지, 그리고 좋아하는지 생각하면 그건 또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사실 아직 잘 모르겠다. 확실한 건 아직도 내게 ‘스몰토크는 어렵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