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마이애미를 여행을 하게 되면서 키웨스트를 가게 되었다. 키웨스트는 미국의 가장 최남단에 있는 섬으로 마이애미 시내에서도 차로 4시간은 떨어진 섬이다.
가는 도중 차에서 입어 떡 벌어지는 에메랄드빛 바다가 원 없이 펼쳐지는 데 이건 ‘천국인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투명한 블루빛 하늘과 에메랄드빛 바닷물의 조합은 차에서 꾸벅꾸벅 졸던 낮잠마저 일순간 달아나게 만드는 마법 같은 풍경이었다.
그런데 막상 목적지인 키웨스트에 도착해 보니 주변에는 오히려 예쁘게 바라보던 에메랄드빛 바다가 아닌 좀 더 어느 해안가에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푸른빛에 가까운 바다였다. 아차! 하는 뭔가 아쉽고 아이러니한 느낌.
이럴 줄 알았다면 사람도 아무도 없고 한가했던 그 에메랄드빛 바다에 멈춰 서서 내 맘에 쏙 들던 그 바다빛을 좀 더 여유 있게 즐기던 건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 막상 키웨스트 섬을 좀 둘러보고 돌아가려니 해가져서 어둑 깜깜해져 에메랄드빛 바다를 다시 볼 수는 없더라.
예전에도 간간히 여행을 하며 느꼈던 감정인데 이번엔 뭔가 가슴속에서 클리어하게 올라온 생각들이 있다. ‘여행지에서는 어떤 일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니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여행 도중 꼭 보고 싶은 게 있다면 먼저 보고 즐기자’라는 것이다.
‘남이 떡이 더 커 보인다.’ ‘The Grass is always greener on the other side’란 말이 오래전부터 괜히 내려온 게 아니다. 유명하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내 눈에 더 아름답고 만족스러운 장소라는 보장은 없다. 여행지에서 맛보는 즐거움은 유명하지 않아 사람들이 미처 모르고 스쳐 지나간, 그렇지만 내 눈을 사로잡는 그곳에 있다는 걸 다시 한번 기억하고 되새기며 다음 여행지에는 적용해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