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엄마의 편지

3살때 헤어진 딸을 그리며~~

by 영남 조

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워낙 불경기에 일은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물가는 오르는데 운송료는 계속 내려가기만 한다.

그러니 낮이든,밤이든 또 주말에도 쉬지 않고 일을 해야되는 상황이다 보니 어느 일요일 한,두시간을 내어 글을 쓸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거기에 5살 아들을 혼자서 키우다 보니 주말 잠깐만이라도 아이와 놀아주어야 되고...

화물트럭일이라는게 하루 많이 잠을 자 봐야 2~4시간이다. 그것도 한번에 몰아서 잠을 자는게 아니고 상,하차 할때 잠깐씩 눈을 붙히는게 고작이다.

아드님은 주중엔 화성 봉담에 있는 천주교에 맏긴다.

수녀님들이 나랑 상황이 비슷한 북한 새터민들의 아이들을 세,네명정도 맡아 돌봐주시는데 우리 아드님 말고 나머지 아이들은 모두 위,아래 한 두살 터울의 또래의 여자애들이다.

돈 한푼도 받지 않으시고 먹이고 재우고 어린이집 등,하원 시키시는데 천사가 따로없다.

정말 당신들이 낳은 자식들마냥 사랑과 정성을 다해 보살펴 주신다.

그러시는 그 수녀님들을 보며 몇해전 새터민들의 쉼터

웹싸이트에 올려있던 어느 새터민 여성의 편지가 떠올라 가슴이 먹먹해진다.

오늘은 그 여성의 가슴 미어지는 사연을 올려보려고 한다.


3살때 헤어진 딸을 그리며~


보고싶은 내 딸아

네가 지금 살아있으면 만으로 6살이구나 사랑하는 내 딸아…

엄마랑 헤여진지도 어느덧 4년이란 세월이 흘러갔구나,,


지금은 어디에 있느냐.

살아는있을까, 누구네 집에서 살고있을까.

두 돐이 갓 지난 너와 생이별로 헤여져서 지금 이날까지 한시도 잊지 않고 떠올리며 그려보는 보고싶은 내 딸아…


이 어미의 맘속엔 아직도 아장아장 걸음마를 걸으며 엄마 손을 꼭 잡고 한시도 떨어지지 않으려고 따라다니던 그 모습으로 남아있단다.

지금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지금은 뭘하며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기억 속에 살아 남아있는 그 모습으로 꿈속에서도 엄마 품에서 고이 잠자는 모습이 자꾸 안겨와 엄마는 어느 하루 한시도 걱정과 근심으로 가슴이 미여지지 않는날이 없단다.


꿈에라도 네가 보이는 날이면 엄마는 하루종일 네가 걱정이란다.

혹시 어디가 아파서 꿈속에 왔을까, 혹시 엄마 찾으며 울고 있을까


배고파 울던 어린시절의 네 모습이 자꾸 떠올라 밥 한술 들어도 모래알을 씹는듯하고

생각없이 웃다가도 네 모습이 갑자기 떠올라 나 홀로 자책에 잠겨 모대기며 잠못 이룬다,

우리 모녀가 그렇게 헤여질 줄 알았더라면 한번만이라도 더 보고, 한번만이라도 더 따뜻하게 품에 안아볼걸…

세상에 태여나게 만들고, 엄마의 얼굴도 익히기 전에 고생살이로 세상을 살아야 하고 배고픔에 찌들려야 했던 불쌍한 내 딸이 너무 가엾어 이 엄마는 피눈물을 삼키며 산다.


너무 어린 나이에 인간매매라는 그 무서운 올가미에 매여 생눈 뜨고 팔려가야 했던 그 날이 무섭고 공포스러워 지금도 악몽 속에서 너를 부르짖으며 찾아 본다,


꿈속에서도... 무서워 벌벌떨며 엄마 손을 놓치 않으려고 고사리 같은 손을 꼭 잡고 흐느껴 울던 네 가엾은 모습이 나를 또 울리고 치를 떨게 만들어 놓는다.

가지않으려고,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며 꼭 잡았던 네 그 작은 손, 이제는 발을 굴러보아도 다시 잡아줄 수 없는 너의 그 작은 손…


엄마와 입술을 깨물며 이별해야했던 그 땅은 너를 낳은 고향도 아니요, 낯설고 물설은 이국땅 중국 땅이라 지금은 너의 존재함도 모르는 이 엄마의 아픔이 너무 크다.

한줌의 배를 채워주려고 배낭에 담아 업고 넘어온 그 땅은 우리 모녀를 갈라놓았고 그때부터 이 엄마는 배고픔의 설음보다 더 아픈 가슴앓이로 세월의 추억과 싸운다.

새 옷 한번 못입혀 보고 그 작은배 한번 배불리게 먹여보지 못한 이 엄마의 죄, 하늘보다, 바다보다, 더 크구나

따뜻한 이불 덥고 엄마 팔베개 하고 포근한 잠 한번 못자고 한지에서 자고 소우리, 탈곡장의 벼짚 더미에서 잠을 잤었지…

어린 너에게 소 여물콩 주어먹이고 길에서 주운 맵고 쓴 생무우 씹어서 입에 넣어주던 그때가 자꾸 떠올라 엄마는 미여지는 가슴에 소금을 뿌린듯이 아프고 쓰라리구나.


배고픔에 3살배기 그 작은 목구멍으로 짐승들도 먹기 힘든 모래알 같은 것들을 입을 벌려 받아먹어보려고, 삼켜보려고 애쓰던 그 가슴 아픈기억이 자꾸 생각나 이 엄마는 너를 그리며 사는것조차 죄스럽구나.....

태여나서부터 산으로 들판으로 업고 다니다보니 포근한 엄마사랑 속에 편한 잠 한번 못 재우고, 눈비 맞으며 항상 엄마 잔등에서 배고파 울고 지쳐 잠들기를 수없이 반복하며 살아온 너무 보고싶고, 불쌍한 내 딸아…


풀 중독으로, 열병으로 쓰러진 엄마가 무서워 다가오지는 못하고 엄마 죽을까봐 곁에서 울며 흐느끼며 몇날,몇밤을 쪼그리고 앉아 내곁을 지켜주던 내 딸아…


바라보기 처량하고 슬프기만 한 너른 보며 소리없이 우는 엄마의 눈물을 고사라같은 손으로 닦아주어 함께 울었던 불쌍한 내딸아…


너를 바라보기조차 죄스러웠던 그 나날 속에서도 한가닥의 햇살처럼 따뜻했던 것은 내 품안에 사랑하는 내 딸 자식이 있었기에 이 엄마의 마음은 조금이나 행복했었다.

세상 그 무엇과도 바꾸지 못할 소중한 내 딸아…


너는… 추워도, 더워도, 배고픈 그 모든 어려움 속에서도 나에게는 산다는 소망이였고 희망이였단다.....


달게 쓰게 세상살이 부대끼며 너 하나만을 위해서 살아왔건만,

그 땅에서 너와 헤여진 이별의 아픔안고 지금까지 살아오는 것이 이 엄마에게는 너무너무 힘들고 죄송하구나.


고기 한 점 못 먹이고, 사탕 한알 입에 넣어주지 못해 늘 마음 아파 세상에 너를 낳아준 죄책감으로 살아오던 무심했던 그 세월…

중국 땅,어느 집으로 팔려갔는지는 모르지만, 항상 엄마는 네가 가있을 그 집의 안녕과 너의 행운을 빌어주는것밖에 할수 있는게 없구나. 지금 이엄마는...


이제는 자라서 글도 배우고 자기의 존재도 알게 되였을 나이지만…

고향도, 부모도,이름마저도 세월과 함께 잊으며 살아갈 너를 생각하니 엄마는 너무도,너무도 마음이 아프구나.

언어마저도 잃고

부모와 고향을 떠나 민족성도 잃어가는 너뿐아닌 북한의 수많은 어린이들이 너무나도 불쌍하구나.


친부모가 아닌 남이 지어준 이름으로…

그 집이 제 고향인줄 알고 살아가는 너를 생각하면서도 그래두 그 땅이든 저 땅이든 살아있기만 하면 되는데… 하는 바램뿐이다 이 엄마는..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고 그리워해야하고 보고싶어만 하는 엄마로써는 어느 곳에 살든지 앓지말고 배곯치 않구 살아있기만을 간절히 기도한다…

무서운 공포와 악몽을 꿈꾸지 말고 찬란한 아침해살 속에 이슬 먹구사는 공주되는 꿈을 꾸며 살아다오.


약한맘 먹지말구 꿋꿋히 살아서 언젠가는 살아있으면 만날 그날을 그리면서 사는게 엄마의 소원이란다.


보고싶고,한번만이라도 안아보고 싶은 내 딸아.

어데서 사는지 꼭 살아만 있어다오.


통일이 되여도 민족성마저 바뀌면 찾을수나 있을까?


그래도,그래도

부디 건강하여 살아있기만이라도 해다오

너를 떠나보낸 나를 영원히 잊고 살아도 좋으니

딸아.부디 잘 살아다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