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ening

by 오승민

작년에 유럽 바둑 콩그레스에 플레이어로 참가했던 나는, 5월에 티칭 공고가 올라온 걸 보고 가기로 결심했고, 영어 실력이 플레이어로서 참가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티칭에는 부족하다고 느껴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카투사 군 복무에도 관심이 생겨, 어학 시험을 알아봤고, 나는 Reading 보다는 Speaking에 조금 더 자신이 있어 오픽 시험을 준비하게 됐다. 교재와 유튜브 강의로 틈틈이 공부했고, 오늘이 바로 시험 날이었다.

당일 8시간 푹 자고, 시험 전에는 넷플릭스로 데몬 헌터스를 보며 영어 컨디션을 점검했는데, 오늘 컨디션이 좋은 게 느껴졌다. “이 정도면 안정적으로 카투사 지원 자격을 갖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유 있게 시험장으로 향하던 중, 서초역에서 갑자기 ‘아, 대학교 재학증명서!’ 하고 깜빡하고 안 가져온 걸 떠올렸다. 내가 응시하는 건 대학연합 오픽이라 증명서가 없으면 시험을 볼 수 없는데 말이다. 급히 집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지하철을 두 번이나 놓쳤고, 환승 시에도 기가 막히게 타이밍이 안 맞아 또 열차를 보내야 했다.

결국 시간을 계산해 보니, 택시를 타도 시험장에 제시간에 도착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허탈한 마음으로 시험을 포기하고, 영화나 보자 싶어 지금은 잠실 롯데타워에서 쥬라기 월드 영화를 기다리는 중이다.

내일 출국한 후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3박 4일 동안 여행을 할 것 같고, 폴란드 바르샤바에서는 2주 좀 넘게 유럽 바둑 콩그레스와 여행을 함께 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