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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개 Nov 16. 2021

내현적 자기애성 인격장애의 특징과 정서적 학대 패턴

나르시시즘, 혹은 자기애성 인격장애 (narcisstic personality disorder)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외현적 나르시시즘 (overt narcissism)

내현적 나르시시즘 (covert/vulnerable narcissism)

 

자기중심적이고 타인에게서 특별한 대우를 받아야 하며 칭찬을 받는다는 면에서는 비슷한 면을 보일 수 있으나 이 둘은 세분화를 하게 되면 그 원인이나 특성상 분명히 다른 타입이다. 이 두 가지 특성을 번갈아 가며 보이는 이들도 있다고 하기 때문에 명백히 선을 그어 특정 지을 수 없다. 전문가를 찾아가 상담 후 진단을 받는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내현적 나르시시스트 같은 경우 완벽히 DSM-5에 기재된 자기애성 인격장애 특성에 부합한다고 볼 수 없는 것이 경계성 인격장애나 편집성 인격장애와도 공통된 점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내현적 나르시시즘은 경계선 인격장애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특히나 자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신경적인 면을 보여주며 타인을 믿지 않는 점은 어린 시절 심한 물리적이나 성적인 학대나 방치를 당했을 때 흔히 보여주는 양상이다. 유년시절에 애착관계 형성에서의 문제는 물론이고 삶에 있어 계속되는 위협으로 인해 세상에 대한 전체적인 불신, 두려움이 도드라지게 굳혀져야 내현적 자기애성 인격장애가 생긴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인지 내현적 나르시시스트의 다른 영어 표현은 vulnerable narcissism인데 여기서 vulnerable은 (상처에) 취약하다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내현적 나르시시스트와 외현적 나르시시스트의 공통점은:

 

1. 자기중심적이며 타인에 대한 공감력이 결여되어있다.

2. 특권의식이 강하다. 그 특권을 가지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만은 자동적으로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3. 다른 이들에게서 자신의 우월감을 확인받고 싶어 하고 다른 이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 상상에 자주 빠진다.

 



내현적 나르시시스트만의 특징들은:

 

1. 내현적이고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심하게 신경적인 모습을 보인다. 여기서 신경적인 모습은 타인에게 분노를 표출하는 것뿐만 아니라 겉으로 보이는 신체적인 변화까지 포함한다.

2. 쉽게 용서하지 않고 특정 인물에 대해 오랜 기간 동안 적의를 품는다.

3. 가족 포함 타인을 신뢰하지 않는다.

4. 인간관계에 있어 항상 불안정함을 느낀다.

5.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다. 자신의 신체에 대한 이미지도 왜곡되어 있다.  

6. 창피함, 모멸감을 잘 느낀다.

7. 비판에 극도로 민감하다. 건설적인 피드백도 수용할 줄 모르며, 의미 없는 말까지 확대 해석해서 자신이 비난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8. 심히 방어적이다. 자신의 단점을 제삼자에게 드러내는 것을 극히 꺼려한다.

9. 사교생활에 있어 활동적이고 인기 있는 사람이라고 보기 힘들고 도리어 아예 비사교적일 수도 있다.

10. 부끄러움을 잘 탄다. 모르는 이들 사이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잘하지 못한다.

11. 비관적이다. 어떤 일이 일어나든 부정적인 측면에만 과장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인다.

12. 외부나 타인에 대한 원망감, 적개심이 많다.

13. 분노가 많다. 외부에 분출하는 것으로 다 비워낼 수 없다. 내면 안에 깔린 분노의 양이 항상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14. 외현적 나르시시스트와 같이 질투심이 많지만 내현적 나르시시스트 질투심의 뿌리에는 항상 열등감이 존재한다.

 

그리고 다른 인격장애 처럼 본인 내면 속 여러 가지 감정에 대한 자각 능력과 자정능력이 아주 낮다고 봐야 한다.



 

내현적 나르시시스트와 깊은 관계를 맺었을 경우 상대방이 당할 수 있는 정서적 학대들은 다음과 같다:

(흔히 배우자나 애인으로 연을 맺었을 때 직접적으로 적용이 되지만 부모-자녀 간의 인연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1. 싸움이 불거질 경우 내현적 나르시시스트 본인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데 상대방이 자신에게 잘못한 것을 수십 년이 지난 후에도 다시 끌고 들어와서 왜 자신이 명백하게 일방적 피해자인지 그 주장을 굳히려고 한다. 이는 자신의 단점이나 잘못을 시인을 하지 못하고 심한 부정을 하다 못해 결국 파악을 하지 못하는 면도 한몫한다고 본다.

 

2. 그들에겐 항상 부정적, 비관적 사고방식이 따라다니기 때문에 어느 일이 일어나던 세상이 끝나는 것처럼 과하게 절망을 하며 이게 장기간 축적되면 상대방까지 절망감에 빠지고 질리게 만든다.

 

3. 상대방이 어떠한 잘못을 했든 간에 완벽한 용서란 없다. 설령 부부 싸움을 하고 그다음 술을 마시면서 서로 형식적인 사과 같은걸 비슷하게 하고 화해에 들어갔다고 해서 그 상황이 완전히 종료되었다고 착각해선 안 된다. 내현적 나르시시스트들은 말 끝을 이상하게 마무리를 짓지 않거나 단어를 돌려 쓰거나 아니면 바디 랭귀지로 일관하는 식으로 상대방에게 자신의 잘못을 확실히 짚고 사과를 하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 남의 사과도 곧이곧대로 믿지도 않고 이해를 못한다. 한번 잘못이 일어났고 싸움이 일어났으면 몇 달 후건 몇 년 후건 몇십 년 후건 다시금 싸우면서 화두가 될 것이다.

 

4. 위에서 말한 대로 싸움은 해결되지 않고 다른 싸움을 더 극대화시키는데 훗날 이용된다. 어떤 싸움도 종결이 나지 않고 상대방은 나르시시스트의 이전보다 더 늘어난 양의 분노를 받아 줘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5. 그냥 내면적으로 담아두고 있는 분노와 상대방 그리고 외부, 그리고 세상에 대한 적개심 자체가 보통 사람보다 높다. 어떤 것도 아름답게 볼 수 없으며 특히나 타인이나 타인이 가진 좋은 것들은 더더욱 고깝게 본다. 내현적 나르시시스트 본인들도 타인들의 성공을 지켜볼수록 열등감과 비참함에 휩싸여 상당한 불안, 분노, 위협감과 불편함을 느끼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떨쳐버리려고 애를 쓴다.

 

6. 상대방이 항상 다른 이성에게 한눈을 판다고 믿고 그걸 싸움으로 옮긴다. 이걸 장기적으로 카운트를 누적하면 자신이 왜 이 관계에서 피해자인지 어필을 할 수 있게 되기도 한다. 같은 이불 수십 년간 덮고잔 배우자라고 할지라도, 자기가 배 아파 낳은 자식이라고 할지라도 그 누구도 믿지 못한다. 그래서 불신에서 일어난 분노는 꼭 싸움으로 번지게 된다.  

 

7. 불신에서 비롯된 싸움을 피하려고 아니면 상대방이 자신에게 더 애착을 느끼고 끌려다니게끔 섹스를 활용하는 외현적 나르시시스트와 달리 내현적 나르시시스트는 본인이 내키지도 않으면서 상대방에게 사랑의 믿음을 심어주기 위해 아니면 상대방을 붙잡아 두기 위해 섹스를 하는 성향이 있다. 이렇게 상대방에게 버림받지 않기 위한 수단으로 성을 이용하는 것은 경계성 인격장애와 그 면이 꽤나 비슷하고 흔히들 나르시시스트들이 성적으로 상대방을 제압을 한다는 널리 알려진 썰과는 상반되는 부분이다.   

 

8. 남의 말을 듣는 척 추임새를 넣으나 실상 상대방이 한 말을 다 무시하고 기억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몇 년을 같이 살았건 간에 그 배우자의 취향이나 본심을 파악을 하지 못하고 타인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하여 입체적인 이해를 할 수 없다. 그래서 보통 나르시시스트들이 무슨 생각을 할까를 논할 때 그들이 어떤 사람과 관계를 맺으면 상대방의 첫인상을 더 이상의 정보 습득이나 학습 없이 평생 그대로 가지고 간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선물을 줄 때 상대방의 취향은 고려하지 않고 본인 눈에 좋아 보이는 것을 항상 고르는 행위들을 한다거나 어떤 장소 선정이 싫다는 소리를 들었는데도 불구하고 같은 장소에서 모임을 갖자고 한다거나 배우자의 의견을 수렴한 세심한 배려 자체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상대방의 말 중에 자신을 겨냥한 말, 그게 비난이 되었건 칭찬이 되었건 뜨뜻미지근한 중립적인 말이 되었건 간에 그것들은 다 기억을 해놨다가 후에 자신을 과장되게 포장을 하거나 싸울 때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면서 써먹는다.  

 

9. 배우자나 애인이 집 밖에서 사교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항상 문제를 삼는다. 자신에게 시간과 정성을 쏟아붓지 않는다면서 비난하는 게 일상이며 건강한 성인은 가족이나 애인 관계 이외에도 친구들이나 직장 동료, 지인들과도 어울리면서 유대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콘셉트를 아예 이해를 하지 못한다. 이는 내현적 나르시시스트 본인이 사교적으로 활동적이지 않고 늘 홀로 지내는데 익숙한 것 점도 있고 본인은 배우자에게 있어 항상 1순위로써 특별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그 베이스에 깔려있는 특징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본인이 굳이 꼭 같이 참석을 해야 한다면서 따라다니거나, 배우자가 하는 전화를 끄게 유도를 한다거나, 아예 싸움을 거는 등 훼방을 놓음으로써 배우자가 눈치를 보며 자연스럽게 사교활동을 자제하게 된다. 장기적으로 배우자의 친구관계들이 서서히 다 없어지게 되고 사회적으로 고립된다.

 

10. 외현적 나르시시스트와 다르게 내현적 나르시시스트들은 본인이 가진 관계에 어떤 문제가 있음을 직감을 한다. 인간적 통찰이 내현적 나르시시스트들에게 더 도드라지게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그 문제를 파악을 하려는 시도를 하고 관계에 있어서 개선을 하려는 시도를 한다. 하지만 결국 위에서 말한 내현적 나르시시스트들의 특징들이 그 관계 개선에 있어 엄청난 장애물이 된다.

 

내현적 나르시시스트들이 위와 같이 밀접한 인간관계 (가족, 애정관계) 내에서 파괴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해서 이들 본인은 맘 편안하게 발 뻗고 잔다는 얘기는 아니다. 이들에게 자기애성 인격장애 이외에도 섭식장애나 우울증, 불안장애, 편집적 성향들이 동반되는 케이스들이 비일비재하다. 그로 인해 내면적으로 엄청난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시달리고 신체적인 현상으로 까지 이어진다. (ex. 불면증이나 수면장애)

 

기본적인 특징이나 글의 틀은 아래의 유튜브 링크*에서 인용을 했고 세부적인 묘사는 내현적 나르시시스트의 자녀로 성장한 나의 견해가 들어가 있다 : Dr Grande's Youtube - 10 Signs of Vulnerable Narcissistic Abuse | The "Dark Cloud" Theory of Covert Narcissism


^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0191886919305689 

* ​https://youtu.be/tEd6x0l3b6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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