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에 힘 빼세요, 인생도 마찬가지예요

덜어냄의 용기

by 해랑

“어깨에 힘 빼세요.”


필라테스를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겁니다.

정확히 말하면, 어깨의 긴장을 풀고 써야 할 근육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이지요.

필요한 곳에만 에너지를 쓰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이상하게도, 힘을 빼려는 순간 다시 힘이 들어갑니다.

내 몸인데도 마음처럼 움직여지지 않지요.


우리는 흔하게 “힘내자”는 말을 주고받습니다.

그 말엔 서로를 응원하는 따뜻함이 들어 있어요.

그런데 언제까지 이렇게 ‘힘내며’ 살아야 할까요?

일을 열심히 하고, 집안일도 열심히 하고, 자기 계발까지 열심히 하며

쉼 없이 달려가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어요.


‘내가 무엇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힘을 내서 살아야 하는 걸까?’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에는 치열하게 사는 주인공 그레고르가 등장합니다.

가족을 위해, 생계를 위해 쉬지 않고 일하지요.

“조금만 더 버티면, 그때가 되면 마음 놓고 행복하게 살 수 있겠지.”

그는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벌레로 변해버려요.

더 이상 일은 물론이고, 말도 구사하지 못하고, 사람처럼 움직일 수도 없습니다.

이제는 힘낼 수조차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지요.


‘힘을 뺀다’는 건 단순히 몸의 문제가 아닙니다.

의식하지 않아도 자꾸 들어가는 힘,

그건 어쩌면 몸뿐 아니라 마음에도 늘 들어가 있는 긴장이기도 합니다.


모든 걸 다 잘하려는 마음, 끊임없이 비교하게 되는 일상,

“이렇게 해야 옳다”는 말들 속에서

나도 모르게 몸과 마음이 계속 긴장하고 있습니다.


요즘 유튜브를 보면 누군가의 하루 루틴, 퇴근 후 자기 계발, 육아 노하우 같은 콘텐츠가 넘쳐납니다.

그들의 완벽함에 감탄하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하지요.

완벽하지는 않지만 무사히 하루를 마친 나에게

또 다른 임무를 부여하는 셈입니다.


특히 저는 아이를 재우고 육퇴(육아 퇴근) 후

육아 관련 유튜브를 보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걱정이 생기기도 해요.

이건 육퇴 해놓고 또 출근하는 격이지요.


그래서 요즘은 하루의 끝에 누워 ‘힘 빼는 연습’을 합니다.

머리, 목, 어깨, 몸통, 다리, 손가락, 발가락까지

하나씩 천천히 긴장을 풀어봅니다.

그렇게 몸이 침대 속으로 스며들 듯 가라앉을 때,

세상의 속도에서 벗어나 오롯이 가벼운 나 자신이 되는 기분이 들어요.


경쟁 사회에서 열심히, 치열하게 사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힘 빼고 살자’는 건 나약해지자는 뜻이 아닙니다.

불필요한 힘을 빼고, 정말 필요한 곳에만 에너지를 쓰자는 것이지요.

남을 조금 덜어내고 나에게 조금 더 집중해 보세요.

몸과 마음의 힘을 덜어낸다면, 오히려 단단함을 찾아갈 수 있을 거예요.


우리, 힘내지 말고 적당히 힘 빼고 살아요.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