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대로 안 되는 마음이 진짜 마음이지
좋은사람이 되고 싶다 자주 생각한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주관적인 표현일지도 모르는 ‘좋다’
나는 따뜻함이 좋다.
나는 사려깊음이 좋다.
나는 지혜로움이 좋다.
요근래 좀처럼 파래지지 않는 하늘에도 불구하고
어떤 날엔 운치있다 생각된다.
햇볕이 쨍쨍하지 않아서 나의 루틴을 할 수 있으니 아주 마음에 드는 날씨라 생각한다.
근데 분명 어제의 하늘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은데
오늘은 날씨가 영 별로다 생각된다.
‘이게 다 마음먹기에 달린 거라고!’
난 그 말을 싫어했다.
괜한 반항심을 불러일으켰달까.
꼰대
꼰대
다 그게 진짜 지금 이 마음이 어떤지 모르니까 그러는 거 아니냐고! 했다.
물론 그 말이 전혀 틀린 건 아니었다는 것도 이제는 안다.
하지만 살다보니 더욱 느끼는 것은
정말 마음이란 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소유하고 있는 그 어떤 것 보다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마음이다.
내가 감히 세상에서 제일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나의 그 친구들에게도 늘 사랑을 다해 대해지진 않는다.
마음엔 분명 날개가 있다.
제자리라는 것이 없고
나풀나풀 늘 어디론가 날아가버리는
잡아보겠다고 다짐을 하고 결심을 해도 고작 몇 날 밖에는 쥘 수 없는 것,
그게 마음인 것 같다.
거의 다 도착해가는 피아노학원 앞
인생에서의 두 번째 피아노 수업을 앞두고 나의 두 번째 친구가 나를 슥 보며 말했다.
“엄마, 뭔가 거기에 있는 언니오빠들이 나를 비웃는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랬어? 음.. 그래. 낯선 곳에서는 좀 그런 마음이 들 수 있지. 하지만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안 좋은 쪽으로 상상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아. 그리고 아주 만약에라도 그런 일이 진짜로 일어난다고 해도, 그걸 해결할 방법을 또 같이 찾아보면 되는 거야. 너무 걱정 마.”
아이를 들여보내고
아까의 이야기를 돌아오며 헛웃음이 난다.
그거 제일 못하는 사람, 바로 나야.
뭐 그래도 어떡해.
양파가 세상에서 제일 싫었어도 양파의 효능을 설파해야 할 수도 있는 거지 뭐. 안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