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일을 하다 보면 부담되는 일을 해내야만 하는 경우가 생긴다. 예를 들어, 출판 기획안 쓰기, 도서 제안서 쓰기, 보도자료 쓰기 등이 있다. 이처럼 나는 거창한(?) 문서를 기한 내에 써야 할 때, 분명 내가 해내리라는 것은 알지만, 일단은 막막하다.
그럴 때 부담감을 덜어내면서도 좀 더 쉽게 일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N명의 내가 힘을 합치는 것이다. 하루이틀 만에 쳐내는 게 아니라, 하루에 부담되지 않을 만큼의 분량으로 조각조각 나누어서 N일 동안의 나에게 하나씩 분배해주는 것이다. 그 조각을 이어 붙이면 기획안이 완성된다.
출판 기획안의 경우 작성해야 하는 항목은 다음과 같다.
이 책의 콘셉트, 시장 동향 및 기획 의도, 타깃 독자층, 콘셉트 구현 방향, 경쟁 도서 분석, 예상 판매량 및 손익 부수, 저자 소개, 최종 검토 의견, 목차
이 중 내가 당장 쓰지 않아도 되는 부분(저자 소개, 목차)을 제외하면 총 일곱 가지다. 하루에 한 항목씩 쓴다고 가정하면 총 7일이 걸린다. 다시 말하자면 일곱 명의 내가 함께 기획안을 작성하는 셈이다.
언젠가부터 부담되는 일은 이런 식으로 나누어했더니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효율적으로 해내면서도 부담감을 덜 수 있었다. 물론 이렇게 하려면 미리 업무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나는 원래도 일주일 단위, 한 달 단위로 계획을 짜놓고 일하기 때문에 괜찮았던 것 같다.
비단 회사 업무뿐만 아니라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여러 가지 일들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면, 한 명의 나에게 기대기보다는 N명의 나를 믿어보면 좋겠다. 한 명의 ‘나’보다는 N명의 내가 더 강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