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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씽크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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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수 Dec 13. 2020

타임 크로싱 스릴러: 카이로스

MBC 드라마 카이로스

<기회의 신 카이로스>

카이로스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기회의 신의 이름이다. 극 중에서는 기회와 선택이라는 소재를 시간이란 요소와 크로싱 함으로써, 현실감을 높이면서 긴박한 전개로 몰입감까지 가미시킨 한국형 타임 스릴러가 탄생했다.     


우리 인생에서 수많은 기회와 마주치며 선택의 갈림길에 서서 결정해야 하는 선택의 순간들이 셀 수 없이 찾아온다. 하지만 그런 순간이 오더라도 모두가 기회를 잡을 수 없으며, 항상 정답을 선택하는 것 역시 아니다. 알면서도 놓치거나, 우연히 손에 들어오기도 한다. 다양한 모습으로 찾아오는 기회, 카이로스의 주인공들은 이 기회를 잡고 모든 것을 원하는 대로 돌려놓을 수 있을까?


<과거에서 온 메시지>

주인공 김서진은 누구보다 냉철하고 영리한 성격으로 누구보다 먼저 기회를 잡기 위해 애썼고 최연소 이사에 자리에 오르고 미모의 바이올리니스트 아내와 결혼해 하나뿐인 딸아이 다빈과 함께 모두가 부러워하는 완벽한 일상을 보냈다. 

하지만, 자선 행사에서 딸이 실종되고, 유괴사건으로 완벽한 일상을 산산조각이 나며 가족 모두를 잃어 자신마저 죽으려던 그 순간 한 통의 메시지를 받게 된다.


그런데 이 다빈이라는 아이내가 봤어요

다름 아닌 죽은 줄로만 알았던 딸 다빈이를 목격했다는 문자를 받게 된다. 이 메시지를 통해 사건은 다시 시작된다.

카이로스에서 스마트폰은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소재로 등장한다. 스마트폰이란 소재는 신선하다고 느끼긴 어려울 수 있지만, 오히려 이 소재로 몰입도를 올렸다고 느꼈다. 우리는 같은 공간에 있어도 스마트폰을 통해 SNS 메신저로 대화하거나 항상 우리 몸에 지니고 한시도 떨어져 있지 않다. 이런 점에서 자연스럽게 과거와 미래의 연결고리가 되어도 튀지 않고 드라마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과거와 미래>

카이로스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색상으로 대비를 준 연출이다. 과거와 미래는 단 한 달 차이기 때문에 서로 틈이 벌어지지 않을 수도 있어 애매한 장면을 연출할 우려도 있었지만, 색상을 다르게 하는 연출을 통하여 과거, 미래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2화에서 서진은 메시지를 보낸 애리에게 약속을 잡고 카페에서 보기로 약속한다. 하지만 두 인물은 서로 다른 시간대에 있으므로 같은 장소에 있어도 만날 수 없었다. 

과거 8월에 사는 애리는 따듯하고 밝은 톤을, 미래 9월의 사는 서진은 차갑고 어두운 톤을 사용해 같은 장소에 있어도 서로 다른 공간에 있는 연출을 보여준다.

     

톤 차이가 주인공들의 성격을 반영한다고도 느꼈다. 밤낮 쉴 틈 없이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어머니를 병간호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주인공의 따스하고 밝은 성격은 따뜻한 색조로 나타내고, 건설업체 최연소 이사로서 완벽을 추구하고 성공을 위해서 냉철함을 유지하는 서진은 찬 색조를 사용해 주인공들의 특성을 잘 반영하였다. 

     

또한, 8월의 태풍 소식 뉴스 장면과 실종아동 게시판 장면 등 서진이 애리가 과거의 인물임을 알게 되는 복선으로 활용되는 장면의 경우 소리를 키우거나 강조해서 보여주어 시청자들에게 각인을 시킨 후 확실하게 떡밥 회수까지 하여 몰입이 자연스럽게 되었다.


<실제 같은 생생함>

카이로스 드라마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점도 좋았다. 주인공들이 시간을 되돌리는 이유는 명확했고 이해할 수 있었다. 바로 서진의 유괴된 어린 딸을 되찾고 잃어버린 애리의 엄마를 구하기 위해서다. 우리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상황이라면 누구나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몇 번이고 돌릴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미래를 바꾸고자 하는 주인공들을 응원하고 공감하게 된다.    

 

또한, 배우들이 실제 인물처럼 생생하게 연기하여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고 몰입하는 점도 좋았다. 특히 배우 남규리는 실제 아이를 잃어버린 것 같은 연기로 아이를 찾는 장면, 충격으로 쓰러지는 장면이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화제가 되기도 할 만큼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앞으로 카이로스에서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벌어지는 시간의 흐름이 어긋나지 않게 연출에 신경을 써야 하며, 모든 일의 시작, 아이를 유괴한 범인을 찾는 전개에 대해 떡밥을 잘 회수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인기 비결인 쾌속 전개를 유지하며 긴장감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드라마가 중반을 향해가면서 여러 사건의 숨겨진 사실들이 드러난다. 이에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한다. 할 수만 있다면 미래로 가서 결말을 보고 싶을 정도다. 탄탄한 이야기와 베테랑 배우들이 나오는 만큼 결말 또한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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