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프피 에세이 3

조지프 캠벨, 타지마 타키오, 폴 오스터

by 스눕피


개인의 의지

개인적 의미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은 대학을 졸업하고 숲 속으로 들어가 무려 5년 간 오로지 독서만 한 기행으로 유명하다.


그는 뉴욕주 우드스톡의 오두막에 숨어 들어가 책만 들입다 읽고, 노트 필기나 하며 약 5년의 세월을 흘려보냈다.


하지만 그 역시 때로 불안했고, 한 번씩 왈칵 밀려드는 불안에 떨었다.


하지만 그것을 잠재운 건 다름 아닌 서랍에 넣어둔 지폐 한 장이었다.


아직은 살만하다는 자기 위로의 상징, 단 돈 1달러.


항시 기댈 곳이 필요한 취약한 인간에게 생의 불편과 불안을 이겨낼 수 있게 하는 건 어쩌면 개인의 의지와 개인적 의미가 전부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더없이 존중해야만 한다.


그래, 그래야만 한다.



노래와 책

책과 노래


1966년 4월 24일생 일본 아재.


밴드 Original Love의 보컬 Tajima Takao 타지마 타카오.


1990년 4월 4일생인 나와 두 바퀴 띠동갑.


그러니까 몇 살이지?


한국 전통 나이 셈법으로 육십이구나.


그의 섹시한 목소리 때문에 푹,


그보다 더 섹시한 가사 때문에 푹 빠져버린 노래.



接吻 - Seppun -Kiss-



오늘은 틈나는 대로 ChatGPT, AI Studio, Claude와 함께 노래 가사의 의역 놀이를 즐겼다.


그러다가 이런 표현을 발견하곤 크게 감탄했다.


작사 실력을 존경하지 아니할 수 없군요!


너의 맨살이 너무 차가워서, 마음이 시려와.

불꽃처럼 타올랐던 사랑의 잔열이 가신 뒤

문득, 끝내 혼자인 운명을 깨닫게 돼.


그리고 말이죠.


위 가사를 감상하고 있으려니,


갑자기 폴 오스터의 에세이 <빵 굽는 타자기>의 어떤 부분이 다시 읽고 싶어 졌지 뭡니까?


그런데 저녁 운동하는 내내 혹시나 다른 책일까 봐, 그래서 해당 부분을 못 찾을까 봐 되게 걱정했답니다.


하지만 집에 도착해 곧바로 책장을 뒤져 책을 꺼냈고, 촤라락 페이지를 넘기다가 다행히 찾았습니다.


바로 이 부분이었어요.


"하루는 자정이 지난 시각에 그녀가 애인과 데이트를 마치고 하숙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그때까지 자지 않고 소설을 끄적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내 방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보고는, 문을 두드리면서 들어가도 되느냐고 물었다.

나는 이미 침대에 들어가 무릎에 공책을 받쳐 놓고 글을 쓰고 있었다.

그녀가 느닷없이 웃음을 터뜨렸다.

술기운과 흥분으로 두 뺨이 발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내가 뭐라고 말도 하기 전에 그녀는 두 팔로 내 목을 끌어안고 입을 맞추었다.

나는 생각했다.

이건 기적이야.

기적 중의 기적.

내 꿈이 실현됐어.

하지만 내 기대는 깨끗이 빗나가고 말았다.

내가 키스를 되돌려 줄 기회도 갖기 전에 그녀는 내게서 몸을 떼고는, 그날 밤 애인한테 청혼을 받았다면서 자기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라고 말했다.

나도 그녀를 위해 기뻐해 줄 수밖에 없었다."


폴 오스터 <빵 굽는 타자기>


어떤가요?


저기 저 가사와 뭔가 좀 어울리나요?


(아니요)


죄송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도 정서적인 교량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제 머릿속에선 분명히 착 달라붙어 있었는데 말이죠.


식지 않는 기적, 지지 않는 꿈, 그런 건 어디에도 없겠지만, 우리 모두 실망하지 않고 당장 행복하길 바랄 뿐입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 오늘 함께 듣고 싶은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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