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록 싱그러운 물결이 점점 짙어져
묵은 잎과 새잎의 경계가 조금씩 옅어져 갈 무렵
먼저 핀 이팝꽃과 아카시아꽃이
바랜 셔츠 깃 찌든 때처럼
누렇게 변해갈 즈음
하얗게
소박하고 하얗게
예전 울 할머니들 무명 저고리 얇은 천이 저랬을까
순백의 하얀 찔레꽃이
여기저기 또 저기 저기
온 산과 들에 군데군데 피어난다
하얗고 소박한 모양이
고향 마을 할머니 엄니들 마냥
정겹고 꾸밈이 없다
오가는 길가 낮은 산자락에도
한창 모판 준비 중인 시골길 논두렁 언저리에도
지금은 없어진 폐교의 담장에도
찔레꽃은 무더기로 피어
옛 우리 선조들의 정 많은 마음 씀씀이처럼 여유롭고 풍성하다
가까이 다가가면 어색하지 않게 반겨 줄 것 같고
여행길 만난 나그네처럼
가벼운 얘기 기분 좋은 얘기 서로 전하며
살풋 입가에 미소 지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