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안/브리짓 부이요 감독, 2022, 프랑스/한국
사진작가인 감독이자 등장인물 김창열 화백의 아들 오안 킴은 아버지를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만든다. ‘물방울 화가'로 알려진 김 화백을 아들의 시선으로 접근하여 한 화백의 아흔두 해 생을 풀어내는 전기이다. 한국전쟁을 겪었던 고독했던 경험은 1970년대 프랑스 파리 물도 나오지 않는 마구간에서 빈 캔버스에 물방울로 맺히기 시작한다.
오안 킴 감독은 아버지를 담은 장면마다 비, 바다, 수영장, 수도꼭지에 맺힌 물, 흩날리는 눈 등 물의 이미지와 소리를 겹쳐낸다. “아버지 인생을 영화로 만든다면 첫 장면은 뭘까요.” “아기. 두 번째 장면은 전부 하얗게 흰 눈으로 한 남자가 상자를 들고 와. 상자 안에는 비밀이 있지.” 모자의 속삭이는 듯한 대화부터 자신이 관찰한 아버지를 설명하는 내레이션이 영화를 가득 채운다.